|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올해 상반기 들어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 간의 3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대카드가 건전성 관리를 바탕으로 영업 확대를 통해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는 반면 KB국민카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카드론 확대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업계 순이익 기준 3위인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8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1%가 감소했다. 반면 업계 4위인 현대카드의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가 늘어난 1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까지 양사의 순이익 격차는 92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그 격차가 158억원까지 줄어든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해 카드론을 비롯해 대출 영업을 늘린 KB국민카드와 대출영업을 줄이고 건전성 관리에 나선 현대카드의 경영전략이 올해 그 결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순이익 하락에 대해 "일반 매출 중심의 카드이용금액 증가에도 불구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에 따른 수수료 감소와 채권매각 관련 비용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고 평가했다.
카드사들은 대개 일정 기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선제적으로 매각해 일정 수익을 보전하곤 한다. 올해 1분기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무려 9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의 채권 매각이익은 364억원과 361억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직접 회수하는 대신 수익을 줄이면서까지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체율 상승의 영향으로 대손충당금 적립규모가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충당금을 낮추는 한편, 연체율 관리를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양사의 연체율 격차는 여전히 크다.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6월 말 기준 0.86%로 지난 1분기(0.90%)와 비교해 0.06%포인트(p) 줄었다. 이는 카드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반면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노력에 힘입어 전 분기 보다 0.21%p 개선됐지만1.40%를 기록했다. 양사의 연체율 격차는 0.54%p에 달한다. 이에 따른 KB국민카드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418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현대카드(2226억원)와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나아가 현대카드의 경우 애플페이 도입으로 회원 수의 확대를 통한 해외 신용판매 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 역시 양사의 순이익 격차를 줄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 이후 2년 연속 해외 신용판매 업계 1위를 달성했다.
다만 전체 영업이익에서는 신용판매가 주를 이루는 현대카드가 상반기 2145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치면서, 같은 기간 2408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KB국민카드에 미치지 못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에 따라 업계 3위 경쟁은 하반기까지 알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면서, "다만 여전히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이 더 높은 것은 실적에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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