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접목선인장 수출 부흥 전략

선인장은 대부분 잎 대신 가시가 돋아 있는 다육질의 다년생 식물로 사막 같은 건조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잎을 가시로 변형시켜 진화했다.

 

1990년대 초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세계 각국의 선인장 자원을 도입해 국내 환경에 맞는 품종과 재배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기후에 맞지 않았던 선인장을 비닐하우스 내 접목 기술로 새롭게 개발해 수출 기반을 마련했고 접목선인장은 경기도의 수출 효자 품목이 됐다.

 

선인장은 서로 다른 종 간 접붙이기가 가능한 특성이 있다. 용과를 생산하는 삼각주 선인장을 대목으로 하고 붉은색 목단옥 선인장을 접목한 ‘비모란’이 대표적이다. 초기 검붉은 색상에서 빨강, 노랑, 주황, 분홍 등 다양한 품종으로 확대됐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가 개발한 접목선인장 신품종과 신기술은 고양시를 중심으로 재배농가에 빠르게 확산됐다. 경기도는 현재 전국 선인장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2021년 우리나라 선인장 수출액은 500만달러에 근접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이후 화훼류 소비가 감소하고 중국, 아프리카 등 저임금 국가가 수출을 확대하면서 선인장 수출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접목선인장 수출 부흥을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품질과 기술에서 경쟁국을 압도해야 한다. 접목 후 수출 가능한 크기로 성장하는 기간을 단축하고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는 접목, 화분 및 상토 작업 등 생산 과정을 자동화해야 한다. 바이러스와 병해충에 강하고 색상이 선명한 신품종 개발과 보급도 시급하다.

 

또 세계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수출 상품 개발이 중요하다. 현재 흙과 뿌리를 제거한 식물체를 종이박스에 넣어 대량으로 수출하는 단순한 방식이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는 가벼운 용기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완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플로리스트 등 전문가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연구 인력 확충과 국가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현재 선인장 연구는 지방농업연구기관인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만 수행하고 있는데 농촌진흥청의 선인장 연구 기능을 부활해 더 많은 과제를 공동 해결할 필요가 있다. 또 민·관·연 협력으로 수출 마케팅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국내 선인장 수출업체는 두세 곳에 불과해 클레임 대응이나 새로운 바이어 발굴에 한계가 있다. 해외 박람회 참여와 전문 수출 에이전트 육성, 해외 바이어 발굴 등의 노력이 요구되며 정부의 과감한 재정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

 

손자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수출 대상국을 공략하는 전략적 실행이 요구된다. 선인장 수출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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