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간과 언어의 본질을 탐구하는 지적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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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간과 언어의 본질을 탐구하는 지적 유영

메디먼트뉴스 2025-07-28 15:56:36 신고

*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컨택트' 포스터
영화 '컨택트' 포스터

[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컨택트> 는 단순히 외계인의 방문을 다룬 SF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이 작품은 언어와 소통의 본질, 비선형적인 시간의 개념, 그리고 인간의 선택과 운명이라는 심오한 철학적 질문들을 탐구하는 지적 유영이다. 영화는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존재와 마주했을 때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며, 관객에게 깊은 사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는 전 세계 곳곳에 12개의 거대한 비행 물체가 등장하면서 인류는 혼돈에 빠진다. 미국 정부는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 박사(에이미 아담스)를 비롯한 전문가들을 소집하여 외계 종족 헵타포드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루이스는 군 물리학자 이안 도넬리(제레미 레너)와 함께 그들의 복잡한 문자를 해독하며 긴밀한 소통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헵타포드의 언어가 지닌 비선형적 특성을 이해하게 되고, 미래의 사건들을 미리 경험하는 능력을 얻게 된다.

영화는 언어가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도구임을 역설한다. 헵타포드의 언어는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원형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습득한 루이스는 선형적인 시간 개념을 벗어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번에 인지하게 된다. 이러한 능력은 딸 한나와의 관계와 연결되어 영화의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미래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루이스의 선택은 운명과 자유 의지 사이의 관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또한 <컨택트> 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인류의 반응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외계인과의 접촉 초기, 각국은 두려움과 오해로 인해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가는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루이스는 소통과 이해를 통해 위협이 아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외계인들의 진정한 목적을 파악하게 되고, 이를 통해 인류를 파멸의 위기에서 구원한다. 이는 소통의 부재가 초래하는 파국과 소통의 힘이 가져올 수 있는 평화적 해결책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몰입감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헵타포드의 모습과 그들의 우주선, 그리고 그들의 언어는 기이하면서도 경이롭게 그려지며, 요한 요한슨의 미니멀하면서도 웅장한 사운드트랙은 영화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이 영화는 복잡한 내러티브를 섬세하게 풀어내면서도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컨택트> 는 SF 장르의 외연을 넓히고, 관객으로 하여금 언어, 시간, 그리고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이는 단순히 오락성을 넘어선, 사유할 거리를 제공하는 영화의 미덕을 충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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