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합 "천연기념물 서식지 훼손", 전주시 "유해식물 등 제거"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시민 항의로 전주천 수변 식물 제거를 중단했던 전북 전주시가 휴일에 전주천 상류 주변 갈대 등을 베어내 논란이다.
민선 8기 전주시의 벌목 행정을 두고 대립각을 세워온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구시대적 하천 관리행정"이라며 이번 제초 작업을 비난했다.
28일 전북환경연합에 따르면 전주시는 일요일인 전날 한벽당과 생태박물관 인근 전주천 수변 갈대와 물억새 등을 거의 다 베어냈다.
이곳은 전주천 상류 인근으로 모래톱과 자갈톱 등이 형성돼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원앙, 황조롱이, 삵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전주시는 지난 5월에도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남천교 인근 전주천의 물억새 등을 베어내다가 시민 항의로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시는 전주생태하천협의회와 논의 끝에 산책로 주변 1.5m 정도만 풀을 베어내고 야생동물 서식지 보호 등을 위해 최소한의 벌초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시는 이번에는 '생태 교란 등 유해식물 및 해충 제거' 등을 이유로 재차 한벽당 일대 식물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수변 식물의 성장이 가팔라지자 이를 제거해달라는 시민들의 민원도 여러 건 시에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지금 시기에 집중해서 제거해야 하는 교란 식물은 상류가 아닌 중하류에 서식하는 가시박"이라며 "지금처럼 획일적인 수변 식생 제거는 식물의 생태적 특성과 기능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변 식생은 단순한 잡초가 아니라 하천 생태계를 구성하는 필수적 요소"라며 "그러나 전주시는 이러한 생태적 가치와 기능을 간과한 채 단편적인 민원 해결을 명분 삼아 무차별적인 제초 작업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환경연합은 "국가하천인 전주천의 수변 식생 모두베기를 당장 중단하라"면서 수변 식생 가이드라인 정비와 무분별한 벌초의 재발 방지를 시에 촉구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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