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팩트오픈] 달리는 디지털 달러 열차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올라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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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팩트오픈] 달리는 디지털 달러 열차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올라 탈까

뉴스락 2025-07-28 14:11: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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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가상자산과 실물자산이 연결된 새로운 화폐를 도입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주식·자산 경제 정책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육성'을 강조하며 달러 중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독점 구조에 대응하겠다며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예고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송금·결제 등 실생활 영역에서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달러 패권 강화, 국가 통화 주권의 약화, 무분별한 민간 코인 확장, 감독 사각지대 속 금융 리스크 등 새로운 구조적 위기를 동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뉴스락>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도입 현실을 짚어보고,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집중분석 해봤다.

챗GPT 이미지 생성. [뉴스락]
챗GPT 이미지 생성. [뉴스락]

 

실물경제와 디지털자산의 연결..."국가 차원의 대안화폐"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국가 차원의 대안화폐로 제시하며, 실물경제와 디지털자산을 연결하는 새로운 화폐 플랫폼으로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으로 달러, 유로 등 법정화폐의 가치에 연동돼 가격을 '안정(stable)'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기존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급격한 가격변동을 겪는 암호화폐의 한계를 보완하고 송금·결제 등 실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화폐가 되겠다는 의도로 탄생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근본적으로는 암호화폐라는 점에서 가격 안정성에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으며 법정화폐와 1:1로 연동된다는 '신뢰' 자체가 무너질 경우 결제수단으로서의 기능은커녕 투기와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하는 이유는 국제금융결제망(SWIFT)을 이용하는 현 상황에서 송금은 2~3일씩 걸리는 기존의 금융거래에 비해 스테이블코인 송금은 몇 초 안에 거래가 완료되는 방식으로,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 계좌없이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또한 배재할 수 없다.

금융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자국 통화가치가 불안정한 국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대안 화폐의 역할을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식당 메뉴판 가격이 자국 통화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으로 표기되는 사례도 있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지난달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국통화의 가치가 불안정한 나라일수록 스테이블코인의 파괴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한국 통화주권의 새로운 변수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너(USDT) 가격 그래프. [뉴스락]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너(USDT) 가격 그래프. [뉴스락]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기반은 현재 달러이다.

달러는 기축통화이기도 하며, 원화의 비해 수요가 엄청난 것도 사실이다.

이는 한국이 도입을 본격화할 경우 '디지털 달러화'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게 한다.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확장되면 세계적으로 '달러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까다로운 거시경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청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범용성과 수요를 원화가 따라갈 수 없기에 동일한 방식으로 발행과 유통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민간 주도의 발행 체계는 자금세탁·투기·사기 등 감독 사각지대를 낳고 있다.

2022년 테라-루나 사태의 재발 우려가 있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더 냉철하게 감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기관에까지 발행을 허용한다면 민간화폐가 봇물을 이뤘던 19세기처럼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통제되지 않는 새로운 통화가 생겨나고 해외로 마구잡이로 빠져나가면 통화정책도 외환정책도 무력화될 수 있다. 

이에 더해 대규모 환매가 일어나는 '코인런'이 발생하면 금융시스템 안정도 급격히 해칠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최근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특히 자금세탁, 테러자금 등 불법 행위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이 같은 이유에서 지난 23일 영국 중앙은행(BOE)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금융권,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전쟁

챗GPT 생성 [뉴스락]
챗GPT 생성 [뉴스락]

정치권에서도 분주하게 가상자산 도입에 대비해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디지털자산의 정의와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하고, 업권별 진입규제 및 행위규제, 발행 및 유통에 관한 절차, 공시의무,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등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려 한다.

또한 지난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향한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규제 리스크라는 안개 속에서도 주요 은행과 카드사들은 미래 디지털 금융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관련 상표권을 선점하고 기술 검토에 나서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9건의 상표를 출원했고, KB국민카드 35건, 우리카드 9건 등 카드사부터 은행권, 핀테크 기업까지 상표권을 출원해 스테이블코인을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상표권만 출원하고 스테이블코인 안정성을 위한 담보 '페그'에 대한 문제나 어떤 방식으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야할지, 예금보호법 적용같은 소비자 보호에 대한 논의 또한 진행되고 있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의견에 공감한다"며 "은행권에서 시범적으로 발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에서 발행 시 은행 별 개별발행이 아닌 은행권 공동 발행을 해야 원화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 측면에서 활용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뉴스락 미니인터뷰]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실효성은 불분명한 반면

외환시장 교란과 같은 거시경제 리스크는 뚜렷하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Q. 달러 스테이블 코인과의 경쟁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결국 달러 또는 미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 확대는 코인이라는 성격보다 달러 등 기초자산 자체에 대한 수요 확대에 기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오히려 코인이란 형식은 외환, 결제 등 각국의 현존하는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측면이 있고, “2017년 1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 USDT 거래의 90%가량이 미국 외에서 발생했다는 점”(국제결제은행 BIS)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전망은 원화나 대한민국 정부 국채에 대한 대내외적 경쟁력이 결정한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Q. 현재 대한민국의 금융결제 수준은 상위권인데, 스테이블코인 필요성 있나

대한민국은 각종 페이 등 핀테크에서는 물론이고, 신용카드 등 결제 시스템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국가다. 압도적 경쟁력을 갖춘 신기술도 기존 기술을 대체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현재 국내 코인이 갖는 경쟁력을 고려할 때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 

해외송금 분야에서의 논의는 전체 외환거래규제 측면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거시적 고민 없이 도입할 경우 코인으로 인해 외환규제가 사실상 형해화될 수 있다. 반대로 전반적인 외환규제를 완화할 경우 코인에 대한 시장의 선호가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

Q. 과거 스테이블코인의 '탈중앙화'를 지적하셨다. 균형점은?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가치를 탈중앙성이라고 지적한 취지는 한국은행 중심의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이 시장에서 외면당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정권 교체 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주목받자 한국은행이 이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는 보도가 났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스템 리스크 완화를 위해서는 초기 도입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감독과 신인도 높은 전통 은행의 참여가 불가피하다. 다만, 당국이 심판이 아니라 선수로 뛰려고 한다면 곤란하다. 산업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금융소비자 피해나 금융, 통화 등 거시경제 안정성 저해를 예방해야 한다.

Q.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도 담보는 어떤 모델로 해야할까?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결제시장의 안정성 담보 측면에서 국채 등 안전자산 100% 예치 모델이 현재로선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의 안전자산 100% 미만 예치를 허용할 경우 몇 가지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면, 원화와 코인의 1대1 교환비 고정 없이 발행을 허용할 경우 발행 업체 입장에서 제한된 보유자산을 통해 무한히 코인을 발행하는 신용을 창출할 수 있어 기존 보유자의 코인 가치가 폭락할 수 있는 점, 정보가 비대칭적인 상황에서 발행 업체가 난립할 경우 각 코인 간 교환비율, 즉 일종의 환율이 불확실해지며 전체 코인 시장의 혼란과 통화 시장의 교란을 야기할 수 있는 점, 그리고 합법적으로 신용 창출 권한을 부여받은 전통적인 은행과 합법적 권한 없이 신용 창출을 남발할 수 있는 코인업체 간 규제 형평성 문제와 사각지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법화인 원화와 민간의 난립하는 코인 간 지위 문제도 발생할 우려도 지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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