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중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2027년 D램 시장 점유율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기술 추격과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3강 체제’ 균열 가능성이 제기된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램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올해 7%에서 2027년 1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16년 설립된 CXMT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전략 아래 막대한 자금 지원을 기반으로 공격적 투자에 나서며 DDR4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DDR5까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이르면 올해 말 DDR5의 공식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만 디지타임스 등은 DDR5 수율이 50%를 웃도는 수준까지 개선, 생산능력은 월 28만 장(웨이퍼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글로벌 D램 생산능력의 약 15% 수준이다. 아직 대규모 출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품질 개선 속도가 빨라 기존 업체에 실질적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기존 강자들은 차세대 공정 전환으로 기술 격차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3E 12단 제품 판매를 본격 확대했고, 1c(6세대) D램 공정을 내년부터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c 공정의 내부 승인 절차(PRA)를 완료하고 하반기 양산을 추진 중이다.
1c 공정은 CXMT가 도입 중인 1a(4세대) 공정보다 한 단계 앞선 기술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1c 기반 DDR5는 전 세대 대비 속도 11%, 전력 효율 9%가량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시장 구조가 단순하지는 않다. 차세대 D램 전환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고, DDR5보다 구형인 DDR4의 가격이 오히려 더 높은 기현상이 나타나는 등 수요 시장이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CPU 등 주변 시스템까지 교체가 필요한 구조적 요인 탓에 고객사들이 보수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DDR6 등 고대역폭 제품 중심의 세대 전환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본다. 내년부터 주요 CPU 제조사들이 DDR6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세대 규격 선점과 기술 고도화 속도가 메모리 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CXMT는 삼성전자 전직 부장으로부터 D램 공정 핵심 기술을 유출 받은 혐의로 유죄 판결이 난 사건에도 연루돼 있어 기술 모방 논란도 여전하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3일 삼성전자 기술을 CXMT에 유출한 혐의로 해당 전직 임원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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