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7일(현지시간)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조정하는 무역 합의에 전격 도달했다. 이는 무역협상 종료 시한을 불과 닷새 앞두고 이뤄진 결정으로, 당초 예고됐던 30% 고율 관세를 피하며 미·EU 간 무역 전면전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U는 일본보다 더 큰 조건을 수용하며 미국 측 요구를 수용했고, 자동차, 반도체, 일부 의약품 등을 포함한 품목에서 상호 15%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EU는 3년간 총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와 함께 6,000억 달러(약 830조 원) 상당의 추가 투자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EU산 자동차에도 15%의 단일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기존 27.5%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던 EU산 자동차에는 큰 폭의 인하가 이뤄지면서 유럽 자동차 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 자동차 업계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EU와 일본이 연이어 미국과 자동차 관세 인하에 성공한 반면, 한국은 아직 이렇다 할 관세 합의 소식이 없어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미국 내 가격경쟁력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유럽은 폭스바겐, BMW, 벤츠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포진한 시장으로, 미국 수출량도 전체 수출의 25%에 달한다. 지난해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대미 수출액은 약 384억 유로(60조 7천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중 수입차 비중이 가장 높은 완성차 업체는 폭스바겐(80%), 현대차·기아(65%), 벤츠(63%) 순이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EU가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핵심은 대규모 대미 투자였다”며 “한국도 늦기 전에 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유연한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합의에서 전략 품목에 대한 상호 무관세 적용과 함께, 일부 농산물과 자동차 비관세 장벽 완화에 있어서도 EU와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관세율의 세부 적용 범위에 대해선 양측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대부분 주요 품목에 공통 적용된다는 점에서 시장 전반의 안도감은 커지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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