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척추 수술한 마디가 수술성 유착으로 막혀 꼬리뼈접근법으로 카테터 접근이 어려운 모습. ⓒ서울 광혜병원
오랜 시간 척추질환에 시달리다 수술을 통해 통증에서 벗어난 환자들 중 일부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수술 직후의 일시적인 회복과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나타나는 2차적인 문제들 때문이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수술 부위 주변의 근육약화, 지속적인 염증 반응, 그리고 척추관이나 디스크에 진행된 퇴행성 변화가 꼽힌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원인이 바로 척추 수술에 사용된 이식 기구로 인해 발생하는 ‘연접부 퇴행 변화’(ASD, Adjacent Segmental Degeneration)이다. 이는 수술로 단단히 고정된 척추 마디와 인접한 부위에 과도한 하중과 움직임이 집중되면서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되는 현상으로, 수술 후 재발하는 통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연접부 퇴행 변화는 주로 강성 고정술을 이용한 척추 유합 수술 이후 자주 발생한다. 이는 완전히 단단하게 고정(hard fusion)된 수술 부위와 인접한 척추 마디에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로, 수술 부위의 본래 운동 범위는 제한되고, 대신 인접 부위로 비정상적인 하중과 스트레스가 집중돼 발생한다. 척추의 생체 역학적 균형이 깨지면서, 인접 마디가 과도한 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은 요인과 기전으로 발생한다. 첫째, 고정력이 강한 이식 장치가 체내 삽입되면 수술 부위의 유연성이 사라지고, 대신 인접 마디로 과도한 하중이 전가된다. 이로 인해 연접 부위의 관절, 디스크, 인대 등이 빠르게 마모되고 손상된다.
둘째, 응력 차폐 효과(Stress Shielding Effect)다. 척추의 전방부와 후방부는 원래 하중을 8:2로 나눠 지지하는 구조다. 그러나 강성 고정 장치가 후방에서 하중을 대부분 흡수하면서, 전방부의 분담 비율이 확 줄어든다. 그 결과 척추의 정상적인 하중 분산 구조가 무너진다.
셋째, 누적된 하중 분포의 역전이다. 위와 같은 비정상적인 하중 분산 구조가 누적되면, 자연스러운 척추 하중의 흐름이 역전되어 전방과 후방이 2:8의 형태로 극단적으로 왜곡된다. 결국 척추의 생체 역학적 균형이 깨지며, 연접 마디는 조기 퇴행에 노출된다.
척추 수술 이후 발생하는 연접부 퇴행 변화가 심해지면 결국 척추 재수술로 이어진다. 따라서 처음 수술을 선택할 때부터 척추의 생체 역학적 균형을 해치지 않고 유연성을 유지(soft fusion)하는 반강성고정술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척추 재수술까지는 불필요한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한다. 추간공확장술은 수술 부위 또는 인접한 마디의 추간공에 특수 키트를 이용해 직접 접근한 후, 추간공 내·외부의 비후된 인대를 정밀하게 제거하여 좁아진 통로를 넓혀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신경을 압박하는 기계적 요인뿐 아니라, 넓어진 공간을 통해 염증 유발 물질이 배출되면서 염증과 관련된 생화학적 원인까지 동시에 해소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의 꼬리뼈 접근법은 수술 후 유착 등으로 막힌 수술 부위의 윗 인접 마디 병변 부위까지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추간공접근법을 채택한 추간공확장술은 병변 부위로 직접 접근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바로 이 점이 추간공확장술을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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