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생산적 금융 위해 제도 개선하겠다"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직썰 / 손성은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원의 부동산 대출 위주 영업 방식을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위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선다. 시대 여건에 맞지 않는 건전성 규제 등을 완화해 금융사 자금이 생산적 분야로 흘러 들어갈 수 있게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은 첨단·벤처·혁신기업 투자를 위한 민·관 합동 100조원 규모 펀드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생산 금융 확대에 힘쓸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오전 권대영 부위원장 주조래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권 자금을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등 생산적 분야에 공급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사들을 향해 “손쉬운 이자놀이에만 매달리 말라”고 발언한 이후 긴급히 마련됐다.

권 부위원장은 “그간 우리 금융권이 부동산 금융과 담보․보증 대출에 의존하고 손쉬운 이자장사에 매달려왔다는 국민의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이 시중 자금의 물꼬를 AI 등 미래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자본시장 및 지방·소상공인 등 생산적이고 새로운 영역으로 돌려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금융사가 생산적 투자에 책임감 있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장애가 되는 법 제도, 규제, 회계와 감독관행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과감하게 바꾸겠다”며 “시대 여건에 맞지 않는 위험가중치(RWA) 등 건전성 규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업권별 규제를 살펴보아 조속히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협회장들은 생산적 금융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들은 효율적 자금 배분을 통해 기업과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국민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겠다는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다.

금융권은 향후 조성될 첨단·벤처·혁신기업 투자를 위한 민·관 합동 100조원 규모 펀드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와 신용평가시스템 구축·활용 및 일선 창구의 안내·홍보 강화를 통해 금융 애로를 해소에 힘쓸 방침이다.

특히 자본시장은 기업이 자금을 투자받고 국민이 성장의 성과를 공유받는 생산적 금융의 핵심 플랫폼인 만큼, 자본시장·투자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금융권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를 위해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6·27 대책의 우회수단 차단 등 금융권 자율적인 가계부채 관리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2차 추경예산 사업으로 시행될 장기연체채무자 지원 프로그램과 새출발기금 확대에 적극 동참하면서,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자율적·선제적인 상시 채무조정과 과도한 추심관행 개선을 통해 취약계층의 재기를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규모 금융사고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체계를 개혁한다.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등 민생금융범죄 근절을 위한 시스템 구축, 기관 간 협력 강화 등도 함께 추진한다.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한다.

업권별로는 은행은 예대마진과 부동산 중심의 영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많은 점을 잘 알고 있으며 그간의 영업 관행에서 탈피해 생산적 자금 공급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권은 자본시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좋은 기업을 선별해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기업금융을 강화해 나간다.

보험업권은 자본건전성을 강화해 나가면서 생산적인 국내 장기투자를 늘려 나가기로 했다. 

저축은행권은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9월 1일일 5000만원→1억원)에 따른 자금 이동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지역·소상공인·서민 밀착 금융기관으로서 역할 재정립을 모색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금융권, 시장참여자와 기업, 전문가 등과 함께 현장과 수요자 중심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여 금융혁신 과제를 선정·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장 중심 정책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의미있는 구체적 성과 사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속도감 있게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