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STN을 만나다. 류승우 기자┃“롤계의 메시, 33세까지 현역” e스포츠의 살아 있는 전설 ‘페이커’ 이상혁이 T1과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 데뷔 이래 한 팀만을 지켜온 ‘원클럽맨’으로, 그는 만 33세까지도 정상을 노리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다.
‘원클럽맨’의 귀환, 33세까지 T1 유니폼 입는다
27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T1 홈경기 팬미팅 현장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T1과 4년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계약으로 이상혁은 2029년까지 T1 소속으로 활동하게 되며, 이는 사실상의 ‘종신 계약’으로 평가된다.
LCK 3500킬 대기록… T1, 농심에 2대0 완승
이날 열린 LCK 정규리그 경기에서 T1은 농심 레드포스를 2대0으로 완파했다. 이상혁은 이날 LCK 사상 최초로 개인 3500킬을 달성하는 금자탑을 세우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3년 데뷔 후 12년간 이어진 커리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5회 롤드컵 우승·아시안게임 금·은… 그가 쓴 ‘살아 있는 역사’
페이커 이상혁은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5회 우승(2013, 2015, 2016, 2023, 2024)을 차지했으며, 국가대표로도 활약해 2018 아시안게임 은메달,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반응 속도와 집중력이 생명인 e스포츠에서 30대 진입은 이례적인 일이다. 동시대 선수들이 대부분 은퇴한 가운데, 그는 여전히 최정상에서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다.
“페이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스포츠가 '소모성 스포츠'라는 오명을 벗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반응 속도와 손놀림 하나로 승패가 갈리는 게임판에서 선수의 생명력은 보통 20대 초중반을 넘기지 못했다. ‘페이커’ 이상혁 역시 10년 전 데뷔했을 당시만 해도 그가 30대를 바라보며 현역으로 활약하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또 한 번 예상을 깨뜨렸다. 4년 재계약. 33세까지 T1 유니폼을 입는다는 의미다. 농심과의 경기에서 3500킬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직후 팬들 앞에서 계약 발표를 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기량은 물론이고, 존재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선수. 그는 더 이상 단순한 미드라이너가 아니다.
이상혁은 매 경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켜왔다. 화려한 개인기보다 팀플레이를 우선시했고, 승리보다 더 값진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레전드지만, 단 한 번도 교만하지 않았던 선수. 페이커의 ‘현재’가 곧 e스포츠의 미래가 되는 이유다.
/ STN뉴스=류승우 기자 invguest@stnsports.co.kr
Copyright ⓒ STN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