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수원 광교산 입구 황톳길이 시민들의 쓴소리에 뒤늦게 응답했다. ‘방치’ 논란이 불거진 지 불과 열흘 만이다. 수원시는 황토를 다시 덮고 노면을 정비했다. 황톳길은 비로소 ‘맨발로 걷고 싶은 길’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 대응은 수원시가 행정의 기본에 얼마나 둔감했는지를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황톳길이란 이름은 있었지만, 정작 황토는 메말라 가루가 되어 흩날렸고 시민들은 ‘그냥 흙길’이라며 냉소했다.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길이지만, 관리 주체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복토 요청은 했지만 언제 될지 모른다”는 현장 관계자의 말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언론의 지적과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수원시는 급히 현장 점검에 나섰고, 황토를 보충하는 작업을 서둘렀다. 며칠 전만 해도 마른 흙과 패인 구덩이로 방치됐던 길은, 이제 시민들이 맨발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복구됐다.
26일 현장에는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 시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발바닥이 부드럽고 걷기 편하다”, “이제야 황톳길 같아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심지어 일부 시민들은 나뭇가지를 치우며 자발적으로 정돈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이게 또 얼마나 갈까”라는 씁쓸한 목소리도 들렸다.
이번 사례는 수원시가 시민의 목소리에 반응하면 충분히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문제는 이 대응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냐는 것이다.
성남시 위례근린공원의 황톳길은 개장 이후 2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한 관리가 이어지고 있다. 황토 수분 유지부터 계절별 관리 방식, 그늘막과 편의시설까지 세심하게 보완해가며 시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반면, 수원시는 이번 황톳길 정비가 단기적 ‘소동’으로 끝나지 않도록 행정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황톳길이 단순한 기반 시설이 아니다. 시민들이 매일 발로 딛고 체감하는 공간이다. 작은 길 하나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없다면 시민은 더 이상 행정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이번 광교산 황톳길 정비는 수원시가 뒤늦게나마 보여준 현장 대응의 성과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지속 관리 의지와 체계가 없으면, 이 길은 곧 다시 '먼지길'로 돌아갈 것이다.
수원시 행정이 황톳길을 통해 얻어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이 체감하는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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