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를 뽑는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리당원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호남 지역과 40%를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 중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해 피해로 26일(호남권)과 27일(경기·인천권) 예정됐던 당대표 경선 권리당원 현장 투표를 다음 달 2일 통합해 치르기로 하면서 권리당원이 많은 두 지역의 경선이 일주일 밀리면서 당대표가 누가 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9, 20일에 열린 충청·영남권 지역 순회 경선에선 정 후보가 압승했다.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 62.65%, 박 후보 37.35%로 격차는 25.30%였다. 하지만 충청 지역 권리당원은 전체 권리당원의 10%이고 영남 지역 권리당원은 전체의 11%를 차지하기 때문에 호남과 수도권 투표로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다.
이번 당 대표 선출 시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이다. 전국대의원은 16,838명이고 권리당원은 1,111,442명이다. 지역 시당별 정확한 권리당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박찬대는 '의원 픽', 정청래는 '민심 픽'
박 의원은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역위원장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당내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의원 중 45%는 박 후보를 지지하고 10%는 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다. 나머지 45%는 중립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정 의원이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 질문에서 정 의원은 32.9%, 박 의원은 25.1%를 기록했다.
호남과 수도권에서의 결과를 보면 정 의원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50.2%의 지지율이 나왔고 박 의원은 28.2%가 나왔다. 수도권에선 서울에서 정 의원 26.2%, 박 의원 25%로 오차범위 내였고, 인천·경기에선 정 의원 33.5%, 박 의원 24.7%로 박 의원의 지역구가 인천 연수구갑임에도 정 의원의 지지도가 더 높게 나왔다.
민주당 지지층 조사에서는 52.6%가 정 의원을 지지했고 박 의원은 37%가 지지했다. (이 조사는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p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전체 응답자의 35.8%가 정 의원을 지지했고 박 의원은 22.9%가 지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 지역에선 정 의원 42.8%, 박 의원 36.7%였다. 서울 지역에선 정 의원 35.2%, 박 의원 19.9%가 나왔고 경기·인천 지역에선 정 의원 33.4%, 박 의원 27.3%가 나왔다.
민주당 지지층 조사에선 정 의원 58.1%, 박 의원은 31.8%가 지지했다. (이 조사는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p다.)
두 후보 모두 수해 피해 복구 도우며 민심 공략
당 대표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두 후보 모두 수해 피해 복구에 나서기도 하며 민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후보를 돕는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는 27일에 하는 TV 토론 준비를 잘하고 최근 계속 수해 복구를 하고 있어서 진정성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조는 똑같다. 강력한 개혁 당대표로서 개혁 과제들을 전광석화처럼 처리하고 당원 주권 정당, 국민 주권 정부에 맞춰 공약도 했기 때문에 이 기조도 유지하면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상대 후보와 저의 강점을 잘 비교해서 어떤 당 대표, 집권 여당의 어떤 당 대표가 더 적합한지에 대한 부분을 많이 알리는 쪽으로 좀 집중을 하고 있다"며 "수해 복구 현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사람들을 만나거나 전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에 '강선우 낙마 사태' 변수로 떠올라
한편 8·2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강선우 낙마 사태'가 변수가 되고 있다. 당 안팎의 관심은 박 후보가 던진 '명심' 승부수가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 여부다. 지난 23일 박 후보가 강선우 의원에게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17분 만에 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퇴하겠다고 밝히면서 박 후보의 요구에 강 의원이 화답한 모양새가 되며 자신이 '명심'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정청래 후보 측은 두 후보 다 강 의원의 사퇴 소식을 알았지만 올리지 않은 것이라고 밝히며 '명심'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폴리뉴스 취재에 따르면 정청래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정 후보는 강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 글을 올린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전에 알고도 입장을 내지 않은 이유'를 묻자, "사퇴를 안 하겠다고 버티면 촉구하는 게 맞는데, 사퇴하겠다는 사람한테 사퇴 촉구를 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초 이달 26, 27일에 호남권과 경기·인천권 순회경선을 열 예정이었지만, 폭우 피해 등을 감안해 8월 2일 서울·강원·제주지역 합동 순회경선과 통합해 치르기로 했다. 경선은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한다. 국민 여론조사는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결과는 전당대회 당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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