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5·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속에서 25일 여주시 가남읍 화평리 한 블루베리 농장.
숨이 턱 막히는 땡볕 속에서 30여명의 대학생들이 제초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 학생들은 10명씩 3개조로 나줘 아침식사 후 농장에서 부지런히 풀뽑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건국대학교 건축학과 학생들이 3년 연속으로 여주를 찾아 농촌봉사활동(농활)에 나선 것이다.
올해는 3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24일부터 26일까지 2박 3일간 귀농의 집에 머무르며 인근 고추, 블루베리, 고구마 농가에서 제초작업과 옥수수 수확 보조 등 다양한 농촌 일손을 도우며 땀 흘린다.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닌, 농촌을 이해하고 도시와 농촌의 간극을 좁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올해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장건(23· 건축학과 3년) 학생회장은 “서울에서는 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먹거리에 대한 감사함을 절실히 느꼈고, 농촌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한 지를 깨달았다”며 “1학년 때부터 빠지지 않고 3년째 참여하고 있는데, 매번 서광범 선배님이 저희를 응원해주고 지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참여 학생들은 ‘농활’을 통해 대학 공동체의 유대감도 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요즘 대학생활은 개인주의가 강해졌는데, 함께 땀 흘리고 밥 먹으며 공동체의 의미를 되찾았다”고 말한 박준석 ·한지민 학생은 “어르신들과의 소통을 통해 인생 선배로서의 지혜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실제 농촌은 고령화와 일손 부족으로 매해 여름이 두려운 시기다. 학생들의 방문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농민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된다.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젊은 친구들이 와서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이 더운 날씨에 고생 많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지민 학생은 “평소 도시의 바쁜 일상에 지쳐 있었는데, 이번 농활을 통해 자연 속에서 삶의 여유를 되찾은 느낌”이라며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이번 농촌봉사활동은 건국대학교 건축학과가 지속해온 ‘작지만 따뜻한 실천’의 일환이다. 해마다 여주를 찾아 꾸준히 봉사하며 농촌과의 연대를 쌓아온 이들의 땀방울은 지역 사회에 희망을 더하고 있다.
그들의 발걸음은 단순한 봉사를 넘어, 세대와 공간을 잇는 다리가 되어가고 있다.
농활을 마친 학생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우리가 받은 것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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