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N] ‘0.6% 반등’의 착시…투자 없인 회복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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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N] ‘0.6% 반등’의 착시…투자 없인 회복도 없다

뉴스컬처 2025-07-25 15:4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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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국내 경제는 전기 대비 0.6% 성장하며 지난 분기의 역성장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0.5%를 기록했다. 민간소비와 순수출이 이끌어낸 성과다. 소비 심리는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2차 추경 효과로 일부 개선됐고, 수출 역시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중심으로 선방했다. 반등 자체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면에 있다. 이번 반등은 실질적인 경기 회복의 전조라기보다는 소비와 외부 수요에 기대 탄생한 ‘기술적 반등’에 가까워 보인다. 정작 민간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여전히 움츠러들어 있으며, 그에 따라 설비와 건설 투자 모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민간 부문의 실질적인 성장 의지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세진=픽사베이
세진=픽사베이

성장률 0.6% 가운데 민간 소비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였다. 반면, 설비투자는 -0.1%포인트, 건설투자는 -0.2%포인트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기업의 미래에 대한 확신 부족, 대외 통상 리스크, 고금리 부담 등 복합적인 요인이 투자 위축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관세 협상에서 타국 사례를 보면, 미국과 무역합의에 이른 국가들 중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경우 대부분 상호 관세가 15% 이상 부과된 전례가 있다. 한국 역시 예외일 수 없다는 경계감이 퍼지면서 대미 수출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나 현지 생산기지 확충에 대해 기업들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 건설투자 선행 지표인 건설수주는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고금리로 인한 자금 조달 부담도 상당하다. 건물과 토목 건설이 동시에 부진한 상황에서 민간과 공공 부문 모두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상태다. 여기에다 민간기업의 R&D 투자도 감소 추세에 접어들면서, 중장기 성장동력 자체가 약화되는 현상이 감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한국 경제가 ‘소비 중심의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간다 하더라도, 투자 부진이 이어진다면 회복세는 구조적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소비는 정책효과에 따른 일시적 반등에 가까우며, 수출은 글로벌 수요와 환율 변동에 민감한 만큼 안정적인 성장기반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관건은 민간의 투자심리 회복이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불확실성을 해소해줄 수 있는 명확한 정책 신호를 줘야 한다. 무엇보다 통상 환경의 급변에 대응하는 정교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미 간 통상 협상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유리한 협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 외에도 설비 및 건설 투자에 대한 조세 인센티브 확대, 기업 대출 여건의 유연한 완화 등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탄소중립 등 미래 산업 분야에 대한 민간의 투자 리스크를 정부가 일정 부분 분담할 수 있도록 하는 민관 공동 투자 기구의 활용도 고려할 수 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지금, 정부가 ‘촉매자 역할’을 하지 않는 한 기업의 투자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을 것이다.

반등은 시작일 뿐이다. 소비가 살아나고 수출이 선방하고 있지만, 정작 미래에 투자하지 않는 경제는 오래가지 못한다. 투자 없는 성장은 착시에 불과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0.6% 반등’이라는 숫자에 안도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릴 보다 과감한 정책적 접근이다. 경제의 뿌리는 숫자가 아닌 신뢰와 심리에서 출발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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