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노후화된 행정정보시스템의 대대적인 클라우드 전환에 나서면서, 오케스트로의 서버 가상화 솔루션 ‘콘트라베이스’를 핵심 인프라로 채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전라남도에 이어 또다시 국산 기술 기반의 ‘탈VM웨어’ 흐름이 공공부문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기도는 AI 시대에 대응한 디지털 행정기반 강화를 목표로, 총 3개년에 걸쳐 노후 정보시스템 59개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는 ‘경기도 클라우드컴퓨팅 시스템 구축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전체 사업은 엔디에스(NDS) 컨소시엄이 총괄하며, IaaS부터 PaaS, CMP까지 전 영역을 커버하는 클라우드 솔루션은 오케스트로가 제공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경기도 AI 통합데이터센터 내에 클라우드 존을 새롭게 구축하고, 현재 운영 중인 노후 행정시스템을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는 데 있다. 경기도는 2025년까지 우선 59개의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 뒤, 2027년까지 전 도 행정 시스템에 이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단위에서 국산 클라우드 인프라 도입이 늘고 있는 흐름 속에, 경기도의 사례는 향후 타 시·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로가 공급하는 핵심 솔루션은 자사 서버 가상화 제품인 ‘콘트라베이스(CONTRABASS)’다. 콘트라베이스는 GPU 가상화, 고성능 분산 컴퓨팅, 자원 확장성, 스케줄링 및 모니터링 기능을 통합한 풀스택 솔루션으로, 기존 외산 가상화 플랫폼(VMware 등)에 대한 대체재로 주목받아왔다.
오케스트로는 콘트라베이스 외에도 클라우드 운영 플랫폼 ‘비올라(VIOLA)’, 멀티 클라우드 통합 관리 솔루션 ‘오케스트로 CMP’를 함께 제공한다. 여기에 자동화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툴 ‘콘트라베이스 레가토(CONTRABASS-Legato)’를 통해 이관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안정성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범재 오케스트로 대표는 “이번 수주는 오케스트로의 기술력과 시장 신뢰를 입증한 결과”라며 “디지털 전환과 AI 기반 행정 혁신의 실질적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VM웨어는 오랜 기간 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독보적 점유율을 유지해왔지만, 2023년 브로드컴에 인수된 이후 가격정책 변경과 서브스크립션 모델 전환 등으로 인해 국내외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의 대체 수요가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도의 사례처럼 오케스트로와 같은 국내 벤더들이 시장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 이유도, 외산 기술 종속에 대한 부담과 라이선스 비용 이슈 때문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기술 독립성과 예산 유연성 확보가 필수 과제라는 점에서 국산 솔루션으로의 전환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콘트라베이스와 같은 국산 기술이 VM웨어에 비해 기능·안정성·에코시스템 측면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신중한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레거시 시스템의 안정적 전환을 요구하는 공공 부문의 특성상,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기술지원 및 호환성 확보 여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오케스트로는 이번 경기도 사업 외에도 공공, 금융, 민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구축한 경험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기업이다. 특히 CMP(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분야에서는 자사 솔루션을 통해 복수 클라우드 환경의 효율적 운영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수주를 통해 오케스트로는 ‘콘트라베이스 중심의 국산 클라우드’ 프레임을 강화함과 동시에, 공공 부문에서의 신뢰도를 발판 삼아 민간 시장 확대도 노리고 있다. 다만,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 레드햇 등 글로벌 벤더들과의 기술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는 여전히 중장기 과제로 남는다.
오케스트로가 경기도의 시스템 전환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한다면, 콘트라베이스를 중심으로 한 국산 클라우드 생태계가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단순히 단건 사업 수주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와 고객 맞춤형 운영 능력 확보가 병행돼야 시장에서의 신뢰를 이어갈 수 있다.
VM웨어의 독주 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국내 솔루션 기업에게는 기회이자 시험대인 셈이다. 경기도 사례가 단발성 이벤트로 남을지, 아니면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는 향후 전환 완료 시점과 그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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