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Bloomberg)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말까지 현재 9만6000명 수준인 인력을 7만5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말 기준 10만8900명이던 직원 수에서 불과 1년 만에 3분의 1가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앞서 인텔은 2023년 8월에도 약 1만5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구조조정은 단순 감원에 그치지 않는다.
인텔은 독일과 폴란드에 계획했던 신규 파운드리 시설 건설을 전면 취소하고, 베트남·말레이시아의 테스트 및 조립 공정을 통합한다고 밝혔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진행 중인 첨단 공장 건설 역시 시장 수요와 고객 확보 여부에 따라 속도 조절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인텔은 올해 170억달러(약 23조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을 목표로 삼고 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앞으로는 수요가 확실한 경우에만 공장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며 “백지수표는 더 이상 없다(no more blank checks)”고 강조했다.
탄 CEO는 “지난 몇 년간 인텔은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과도하게 빠른 투자를 감행했고, 이로 인해 공장 인프라가 불필요하게 분산됐다”고 지적하며 “앞으로는 모든 투자가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이 인텔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유는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텔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12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LSGE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119억2000만달러)는 웃돌았으나 순손실은 29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16억1000만 달러) 대비 오히려 확대됐다.
부문별로 보면,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포함된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은 79억달러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서버용 CPU 및 일부 AI 칩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그룹 매출은 39억달러로 4% 증가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파운드리 부문은 4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31억70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차세대 공정 중심의 경쟁력 회복을 노리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인텔은 “18A(1.8나노) 공정은 연말부터 본격적인 칩 생산에 들어가며, 향후 1.4나노(14A) 공정도 고객 수요에 따라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날 로이터통신(Reuters)은 인텔이 증권 보고서에서 “14A 공정이 대형 외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반도체 제조 사업 철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may be forced to exit)”고 전했다.
Copyright ⓒ 투데이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