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국내 팹리스 업체 LX세미콘이 2분기 유례없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LX세미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786억1500만원, 영업이익은 102억2900만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1.9%, 영업이익은 81.8%의 감소다. 영업이익률 역시 2.7%로 대폭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매출 4370억원, 영업이익 358억원)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실적 부진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시장의 극심한 수요 침체로 풀이된다. LX세미콘 전체 매출의 약 90%는 DDI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소형·대형 디스플레이 모두에서 주문이 줄었고 단가마저 하락하면서 수익성에 결정타를 입혔다.
사업부문별 매중 비중을 살펴보면 애플리케이션별 매출은 TV와 IT는 각각 28%이며, 모바일은 38%다. 제품별 매출은 대형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 50%, 소형 DDI는 38%로 나타났다.
특히 고객사 다변화 없이 LG디스플레이 중심의 공급망에 편중된 구조에 머무른다면 기술 경쟁력과 무관하게 단가 협상력조차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X세미콘 매출에서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고객사의 기여도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올해 2분기 LG디스플레이마저 실적 부진에 허덕이며 LX세미콘 실적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끼쳤다. 업계에서는 “최종 납품처는 애플, LG전자 등 글로벌 고객이지만 LG디스플레이를 통한 간접 매출 의존도가 높아 실적부진이 연쇄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대만 노바텍 등 경쟁사의 등장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노바텍이 LG디스플레이에 DDI를 신규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LX세미콘의 점유율과 단가가 모두 흔들렸다.
LX세미콘은 OLED DDI 중심의 수익 구조 전환을 선언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선 상태다. 중국 BOE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애플 아이패드 프로용 OLED DDI 공급망 진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LG이노텍과 협업해 OLED용 COF(Chip-on-Film) 공급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아직 LX세미콘 제품에 대한 품질 인증(PQA)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 공급 여부는 미정이다. 지난해에는 동일한 공급 시도에서 삼성전자 시스템LSI 제품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부진 속에서도 일부 긍정적 신호도 있다. 최근 LX세미콘은 IT OLED용 DDI, 전장(자동차)용 반도체, 전력반도체 등 신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 중이다. LX세미콘은 4월부터 경기도 시흥에서 연간 25만장 규모 차량용 방열기판 생산을 시작했다. 회사는 내년 말까지 차량용 방열기판을 50만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DDI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약 90%)가 회사의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어 신사업의 실질적 매출 기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환율·관세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LX세미콘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방어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고부가 제품 확보와 고객사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실적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매출구조 다변화와 고객사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실적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LG디스플레이 등 대형 고객사와의 전략적 연계와 DDI 시장 경쟁력 강화, 신사업의 조기 안착이 실적 ‘턴어라운드’의 열쇠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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