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년 만에 두 배… 젊은층, 면허 취득 꺼려
도쿄 여전히 300만 원대… 서울의 세 배 수준
고비용·저수요의 역설… ‘필수’에서 ‘선택’이 된 운전면허
[포인트경제] 서울과 도쿄에서 운전면허 학원비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작 면허를 취득하려는 젊은 세대의 발길은 점점 줄고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교통 환경 변화와 라이프스타일의 전환 속에 운전면허의 필요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서울 시내 운전면허 전문학원의 수강료는 평균 약 77만원 수준이다. 2종 자동 기준으로 학과, 기능, 도로주행 교육에 검정료와 보험료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예컨대 학원 A는 총액 약 84만 원을, 학원 B는 86만 원을 책정하고 있으며, 일부 학원에서는 최고 90만8000원까지 부과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 같은 비용은 과거와 비교할 때 가파르게 오른 수준이다. 도로교통공단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5년 서울의 평균 학원비는 약 39만5000원 수준이었다. 이후 2021년 64만원을 넘어섰고, 불과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젊은층의 수는 되레 줄고 있는 추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0대 신규 면허 취득자 수는 2020년 대비 약 20% 감소했고, 20대는 약 30%가 줄었다. 경제적 부담과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성, 차량 공유 서비스의 확산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도쿄 오차노미즈역 앞을 지나는 스포츠카(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포인트경제 박진우 도쿄 특파원
일본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본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운전면허 보유자는 2019년 기준 약 8220만 명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22.1%에 달한다. 젊은층의 면허 신규 취득은 점차 줄고 있으며, 도심을 중심으로 ‘면허 없는 삶’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운전면허 학원들도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일부 학원은 외국인 유학생 및 거주자를 적극 유치하며 운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숙박과 식사를 포함한 패키지 과정을 강화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도쿄 한 운전면허 학원의 수강료 요금표. 코스와 조건에 따라 약 29만~34만 엔 사이로 책정된다 갈무리(포인트경제)
비용 측면에서 보면, 도쿄는 여전히 높은 수강료를 유지하고 있다. 도내 한 공인 교습소 기준으로 AT(오토) 면허는 약 29만엔(약 290만원), MT(수동) 면허는 약 30만엔(약 300만원) 수준이다. 패키지 선택 시에는 34만엔(약 340만원)까지 올라간다.
또한, 이미 이륜면허(오토바이 면허)를 보유한 경우 일부 교육 과정이 면제되어 총 수강료가 줄어든다. 이 경우 AT는 약 24만엔, MT는 약 25만엔 수준으로 낮아진다. 시기별 캠페인 할인도 병행되며, 재수강자 할인 등의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서울과 도쿄 모두 운전면허 취득 비용은 높아지고 있지만, 젊은 세대는 이를 기피하고 있는 모순된 흐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두 도시 모두 대중교통이 발달해 차량 보유의 필요성이 낮아졌고, 운전이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뀌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건비, 보험료, 차량 유지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학원비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고, 팬데믹 이후 회복된 수요조차 특정 연령대에 한정돼 있어 구조적인 수요 감소를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단순한 자격 취득 비용을 넘어, 취업과 생계와도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일정 수준의 제도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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