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송된 ‘꼬꼬무’ 185회는 ‘그를 만나면 사라진다’를 주제로 배우 박하나, 박명훈, 그룹 미야오의 메인 보컬 가원이 리스너로 나서 미스터리의 진실을 좇았다. 이날 ‘꼬꼬무’ 시청률은 수도권 3.8%, 전국 3.7%, 2049 1.3%를 기록했다.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날 방송은 24년 전,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됐다. 2001년 12월, 당시 고등학생이던 정연주 씨(가명)는 외할머니에게서 엄마가 연락이 안 된다는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인 40세 이윤희 씨(가명)는 당일 외가에 들렀다가 오후에 집으로 돌아갔지만 그 뒤로 연락이 두절됐다. 특히 외가를 떠나던 어머니 표정이 좋지 않았다는 증언이 이어졌고, 어머니가 머물던 집은 사람만 사라졌을 뿐 짐이나 돈, 외출 흔적은 전혀 남지 않았다. 결국 윤희 씨는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그로부터 13년 뒤인 2014년, 또 다른 실종 사건이 터졌다. 인천 강화도에서 30대 중반 남성 임 씨가 실종된 것. 강화경찰서 강력팀은 그가 권 씨라는 인물을 만나러 갔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권 씨는 이미 과거 강화도에서 두 건의 실종 사건과 한 건의 살인 사건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피해자들이 살해되거나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바로 권 씨였던 것. 인근 주민들은 “그 사람만 만나면 모두 사라진다”라고 권 씨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 박하나와 박명훈 역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하다”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임 씨는 강화도의 한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권 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임 씨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됐다. 권 씨는 어쩌다 네 사건의 용의선상에 올랐던 걸까. 그 내막은 더욱 충격적이다. 실종됐던 이윤희 씨는 강화도에서 권 씨가 운영하던 횟집에서 일했다. 실종 직후 윤희 씨 가족에게 권 씨는 윤희 씨가 일본으로 간 것 같다고 했지만 그녀의 해외 출국 기록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사건은 단서 하나 없이 미제로 남았다.
그러던 중 형사들은 권 씨 곁을 늘 지키던 직원 조 씨의 수상한 정황을 주목했다. 그는 윤희 씨 실종 뒤 차량을 치우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다. 술에 취한 조 씨는 “내가 말이야, 다 알고 있어. 내가 입만 열면 그 자식은 징역이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4년 9월, 윤희 씨 실종 3년 만에 조 씨마저 실종됐다. 실종 직전 그는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권 씨가 저지른 일을 다 말하겠다고 했지만, 약속한 다음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후 조 씨 소유의 토지가 권 씨로 소유주가 변경되었으며 그 서류가 조 씨 실종 이후 작성된 사실이 드러나 긴장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윤희 씨 실종 한 달 뒤 작성된 부동산 매매계약서도 권 씨가 윤희 씨 대신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두 사람의 실종과 권 씨가 취득한 부동산 사이에는 석연치 않은 연결고리가 존재했고, 권 씨가 이들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다.
권 씨는 강화도에서 땅 부자로 이름을 날렸으나, 실상은 부동산 투기로 인한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권 씨는 두 실종 사건 모두 “모른다”라며 혐의를 부인했고, 결정적 증거가 없어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때부터 강화도 일대에는 권 씨에 대한 괴담이 돌기 시작했다.
그런 권 씨가 또다시 살인사건의 중심에 섰다. 2006년 권 씨와 부동산 분쟁 중이던 펜션 관리인 박 씨가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 박 씨는 28군데 골절을 입고 살해됐다. 김영규 당시 강화경찰서 형사는 “권 씨가 펜션 앞에 앉아 한참을 바라봤다는 제보를 받았다. 섬찟했다”라고 회고했다.
앞선 두 사건들과 다르게 시신, 범행 동기, 수상한 통화 내역이 확보돼 경찰은 권 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구속된 권 씨는 극도로 긴장한 기색으로 “우발적으로 죽였다고 하면 형량이 얼마나 되느냐”라는 말까지 내뱉었지만, 다음 날 증거 부족으로 영장이 기각되고 말았다.
권 씨는 구속이 풀리자 이전보다 당당해졌다. 권 씨는 이윤희 씨 실종(2001), 조 씨 실종(2004), 박 씨 살인 사건(2006) 등 세 건의 사건에서 모두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번번이 법의 처벌을 피했다.
권 씨는 2014년 또다시 임 씨의 살인 사건에 연루되면서 네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됐다. 권 씨 땅을 매입하려고 했던 임 씨는 해당 토지가 빚으로 얽혀 있자, 문제 해결 요구를 위해 권 씨를 찾아갔다. 그날 이후 임 씨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임 씨가 죽던 날 권 씨는 임 씨의 차량을 운전해 경기도 김포까지 갔다가 다시 택시로 강화도로 돌아온 사실을 밝혀졌다. CCTV 영상과 택시 기사의 증언, 권 씨의 지문이 묻은 임 씨의 물건은 결정적 증거가 됐다. 또 수사팀은 권 씨의 집과 대규모 부지를 수색한 끝에 컨테이너 문 손잡이에서 임 씨의 혈흔을 발견했다.
그러나 결정적 증거 앞에서도 권 씨는 범행을 부인하며 오히려 형사들이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간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런 모습에 박하나는 말을 잇지 못하고 “진짜 화난다”라고 분노했다. 결국 권 씨는 13년 만에 법정에 섰으나, 증거 조작을 주장하며 끝까지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박명훈은 “진짜 나쁜 사람이네”라고 분노했고, 박하나는 “천벌받아야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씨는 결국 임 씨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됐지만 2001년 이윤희 씨 실종, 2004년 조 씨 실종, 2006년 박 씨 살인사건 등 세 건의 미제 사건에 대해서는 범행을 부인했다. 박하나는 “악마다. 사람이 아니다”라고 분노했다. 더구나 권 씨가 3년 전 사망해 더욱이 진실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알려지자 박하나는 “남은 가족들은 어떡하라고”라며 눈물을 삼켰다. 장도연, 장현성, 장성규 3MC는 연주 씨가 모친에 대한 제보 연락을 기다리며 24년간 전화번호를 바꾸지 못한 사연을 전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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