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소비 회복에 성장률 '반짝'…올해 1% 넘을까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수출 호조와 소비회복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분기보다 0.6% 성장했다. 전분기 0.2% 역성장에서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깜짝’ 성장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여 만에 최대치다.

수출입 화물 쌓인 부산항. (사진= 연합뉴스)

◇ 수출 선방하고 민간소비 회복세…‘바닥 성장률’ 탈출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 0.6%는 순수출(수출-수입)과 내수(소비+투자) 모두 0.3%포인트씩 기여한 결과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지연되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1분기엔 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렸던 내수의 기여도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만,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부문별 성장률을 보면 민간 소비가 승용차·오락문화 등을 중심으로 0.5% 늘었고,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위주로 1.2% 증가했다. 수출은 4.2%, 수입은 3.8% 각각 늘었다.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건설 부진 탓에 1.5% 줄었고,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와 선박 등 운송 장비 부진으로 1.5% 감소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됐으나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면서 수출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인데다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성장률이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0.5%)보다 성장률이 높게 나온 이유로는 양호한 수출 실적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2%를 기록하며 깜짝 성장한 이후 2분기엔 -0.2%를 기록하며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이후 3분기와 4분기 모두 0.1%의 낮은 성장세를 보이다 올해 1분기에는 -0.2%로 다시 뒷걸음치는 등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예상보다 좋은 2분기 성장률에 전망치 상향 움직임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좋은 2분기 경제 성적표에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비자 심리 지표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13조 2000억원의 소비 지원금 효과로 민간 소비가 성장률 회복을 이끌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1.1%, 2.0%로 전망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강력한 2분기 GDP를 반영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6%에서 0.9%로, 내년은 1.5%에서 1.6%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한은에 따르면 산술적으로 올해 성장률 1.0%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평균 성장률이 0.8% 이상 나와야 한다.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의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한은 조사국은 올해 성장률을 0.8%로 예상하면서 상반기 0.1%, 하반기 1.4%의 성장 경로를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은 2차 추경이 연간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 성장률에서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율도 중요하지만 주요국들과 미국의 관세협상 결과가 우리 수출에 미칠 간접적인 영향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3분기부터 1·2차 추경 집행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민간소비 회복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긍정적이나, 관세 충격 역시 가시화 할 것으로 보여 성장 엔진인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한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이 국장은 미국이 일본과 협상한 것처럼 우리나라 상호관세율이 15%로 낮아질 경우 “5월 조사국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고, 약간 안 좋은 정도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