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한국 경제가 2분기(4~6월) 반등에 성공했다. 민간소비 회복과 순수출 호조가 경제 성장을 이끌며 장기 저성장 흐름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대외변수와 투자 심리위축은 여전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한국의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분기 -0.2% 역성장에서 반등한 수치다.
이번 성장세는 민간 부문의 기여도가 컸다. 민간 부문은 0.5%포인트(p), 정부 부문은 0.1%p 성장에 기여했다. 특히 민간소비가 0.2%p, 순수출이 0.3%p의 성장 기여도를 기록하며 실질 성장세를 견인했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소비심리가 1분기 저점에서 반등했고,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어난 점이 민간소비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의 관세정책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전이었던 만큼 수출도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설비 및 건설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기계류 및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하면서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0.1%p를 기록했고, 건물 및 토목공사 중심의 건설투자도 -0.2%p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 전망에 대해 “소비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투자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가 소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소비심리 내 소비지출 전망은 4개월 연속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제조업 기업들의 경기 심리가 계속해서 위축되고 있고,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회복되지 않고 있어, 투자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대부분 업종의 설비투자 계획도 축소되고 있어 하반기 경제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미국은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에 대해 최소 15% 이상의 상호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역시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수출 타격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나증권은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연간 0.9%의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은 부진하겠지만, 유럽 수출 다변화 및 반도체 단가 상승이 수출 충격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7월 1~20일 기준 수출은 조업일수를 감안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며, 긍정적 흐름을 보였다.
전 연구원은 “재고 순환, 경제심리 회복,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경기선행지수도 반등하고 있다”며 “관세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대외 충격이 과도하지 않다면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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