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오는 25일로 예정된 '한미 2+2 통상회담'이 미국 측 일정으로 돌연 취소 통보를 해 무산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서한'에서 명시한 8월 1일 이전까지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기 쉽지 않게 됐다. 만일 8월 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에는 '관세 서한'에 적시된 25%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행사 연설에서는 8월 1일까지 합의를 끝내지 못한 국가에는 최대 50%의 관세를 예고하며 협상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과 협상을 통해 15%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한데 이어 유럽연합(EU)과도 15% 상호관세를 논의 중인 것을 토대로 한국에도 비슷한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美, 베선트 장관 긴급 일정으로 취소 통보
협상 데드라인 일주일 남기고 '악재'
오는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 예정이던 '한미 2+2 통상협의'가 무산됐다.
기획재정부는 24일 "미국과 예정됐던 25일 2+2협상은 미국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며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한미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측과 '2+2 통상협의'에 나설 예정이었다. 카운트파트는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관세 서한'에서 8월 2일부로 한국에 25%의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8월 1일을 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를 일주일 앞두고 '돌발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구 부총리의 출국도 취소됐다. 구 부총리는 미국으로 출국을 대기하던 와중에 이런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中과 협상 마무리 중…비합의 국가 15~50% 관세"
2+2 통상회담은 취소됐지만 한미간 통상협의는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측과의 협의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번 '2+2 통상협의'가 무산된 것은 한국에게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앞서 일본은 미국에 쌀과 자동차 등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당초 예고된 것보다 10%포인트 낮은 15% 상호관세를 수용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도 이미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 지었고, 현재 중국과 유럽연합(EU)도 협상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즉,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 가운데 한국의 진도가 가장 늦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서밋 행사 연설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또,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진지한 협상 중"이라며 "그들이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한다면 더 낮은 관세를 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최대 50%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그는 "비합의 국가에 적용하는 관세율은 15~50%가 될 것"이라며 "몇몇 국가의 경우 우리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50%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 日 이어 EU와도 15% 상호관세 논의…韓에도 기준 되나
블룸버그 "美, 한국에 4000억 달러 투자 요구"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15% 상호관세를 기준으로 합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EU 회원국의 대미 수출 상품 대부분에 대해 미국이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포함한 개괄적인 무역 합의안을 놓고 양측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비슷한 취지로 보도했다.
관세율 15%에 실제로 합의가 이뤄지면 전날 미국과 일본이 발표한 무역 합의와 동일한 수준이 된다.
이에 15%의 상호관세율이 한국에도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자동차 관세 인하를 위해 대미 투자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5500억 달러 대미 투자로 미국과의 관세 합의를 이뤄낸 일본과 같은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의 일환으로 미국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미국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한국도 일본처럼 25%의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모두 15%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를 약속한 것처럼, 한국도 주요 분야에서 더 많은 미국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도 했다.
또한, 소식통은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이 한국에 4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제안했다고도 했다.
한편 백악관과 한국 정부는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대한 논평을 모두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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