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에서 맨날 봤는데..."한국서 완전 사라진 '멸종위기 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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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에서 맨날 봤는데..."한국서 완전 사라진 '멸종위기 맹수'

위키푸디 2025-07-24 01:5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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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 Dan Shachar-shutterstock.com
늑대 / Dan Shachar-shutterstock.com

한때 울창한 숲을 누비던 늑대는 한국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 사납고 영리한 짐승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동물이지만, 지금은 전설과 기록 속에만 존재하는 야생의 그림자가 됐다. '늑대'는 숱한 민담과 동화의 주인공으로 익숙하지만, 정작 그 야생의 모습은 더 이상 한반도에 없다. 늑대는 한국에서 완전히 사라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다.

선조들은 늑대를 '늑대'라고 부르지 않았다

늑대 / 국립생물자원관
늑대 / 국립생물자원관

우리가 지금 부르는 '늑대'라는 단어는 사실 오래된 표현이 아니다. 국립국어원의 어원 자료에 따르면 19세기 말 문헌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 이전까지 한반도에서는 '이리'나 '승냥이'라는 명칭이 훨씬 흔했다. 한자어로는 늑대를 '시랑(豺狼)'이라 불렀고, '말승냥이'라고 통칭하기도 했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쓰이는 '늑대'는 불과 100여 년밖에 되지 않은 비교적 새로운 단어다.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름이지만, 본래 우리 언어 체계에선 다소 생소했던 존재였다.

야생의 상징, 한국 늑대

늑대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늑대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에 서식했던 늑대는 몸집이 비교적 작고, 체형은 날렵한 편이다. 몸길이는 약 110~120cm이며, 귀는 항상 빳빳이 서 있고, 꼬리는 늘 아래로 향한다. 외형상 개와 가장 크게 구분되는 점이다.

털색은 회갈색에서 황갈색, 검은색이 섞인 담황색까지 다양하며 계절에 따라 색이 바뀐다. 겨울철엔 어깨와 허리에 검은 털이 섞이고, 턱과 목 아래는 희고 밝은 색으로 바뀐다. 머리엔 검은 얼룩무늬가 나타나기도 한다.

늑대는 멧돼지, 고라니, 산양, 토끼 등 야생동물을 주로 사냥했고, 열매와 과실도 먹었다. 감각기관이 뛰어나 특히 후각은 2km 밖 냄새도 감지할 정도였다. 대체로 소규모 무리를 이루며 개활지와 산림 주변에서 활동했다.

번식기는 겨울이며 한 번에 5~10마리를 낳는다. 어미는 새끼에게 육식을 가르치며 사냥법도 직접 훈련한다. 새끼는 1개월이 지나면 보금자리 밖에서 일광욕을 시작하고, 2개월 무렵엔 작은 동물의 뼈를 부술 정도로 이가 자란다. 이후 어미는 잡은 먹이를 통해 사냥법을 가르치며 독립을 준비시킨다.

조선 시대 이전에는 시베리아호랑이가 늑대보다 압도적인 포식자였기 때문에 늑대는 한반도 내 개체 수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호랑이 개체 수가 줄어들며 늑대는 점차 북부·중부 산지에 자리를 잡았다. 1915년에는 늑대에 의해 사람이 113명이나 희생되고, 가축 피해도 1600건 이상 발생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됐다.

멸종까지의 길… 사냥·포획·서식지 파괴의 결과

늑대 / 국립생물자원관
늑대 / 국립생물자원관

그러나 지금 한반도에서는 늑대를 볼 수 없다.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은 해수 구제 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늑대를 포함한 맹수를 대대적으로 포획했다. 이때 늑대는 호랑이, 표범과 함께 대표적인 퇴치 대상으로 분류됐다. 수천 마리 단위로 학살이 벌어졌고, 개체 수는 급감했다. 그나마 남은 늑대들도 1960년대 전국적으로 벌어진 쥐잡기 운동의 여파로 설 곳을 잃었다.

1980년대에는 경북 문경과 영주 등지에서 일부 개체가 발견되었지만, 그마저도 사라졌다. 마지막 야생 늑대는 서울대공원에서 사육되다 1996년 죽었다. 이후 2002년에는 이 늑대의 후손도 세상을 떠나며 완전한 멸종 상태가 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한국 늑대를 ‘지역적 절멸’로 분류하고 있다.

북한의 개마고원 일대에서는 늑대가 아직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지만, 실질적인 관찰 사례는 없다. 이후 늑대 발자국이나 목격담이 일부 제보된 적은 있지만 공식 확인된 바는 없으며, 국내에서 늑대가 다시 발견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한국 늑대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

늑대 / LaiKhaiJin.Celeste-shutterstock.com
늑대 / LaiKhaiJin.Celeste-shutterstock.com

늑대의 아종 분류도 여전히 논쟁 중이다. 한국 늑대는 Canis lupus coreanus라는 독립 아종으로 보기도 하고, 중국 북부와 몽골에 서식하는 Canis lupus chanco와 동일 아종으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그러나 정확한 DNA 자료가 부족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아종 자체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복원 작업을 시도하면 오히려 외래종 도입이라는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2005년 황우석 박사가 북한과 중국에서 늑대를 들여와 복제를 시도한 바 있으나, 윤리 논란과 실패로 중단됐다. 이후 2008년 러시아에서 들여온 늑대들을 대전 동물원에서 번식시켜 일부 개체가 태어나긴 했지만, 모두 폐사했다. 2020년에는 새끼 늑대 6마리가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서식하던 아종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해진다.

한편, 늑대와 같은 육식 맹수의 복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많다. 인간과의 충돌 우려도 크고, 서식지 확보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과연 늑대의 자연 복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물음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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