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 최말자씨, 61년 만에 설움 풀었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 최말자씨, 61년 만에 설움 풀었다

프레시안 2025-07-23 19:34:11 신고

3줄요약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습니다. 사죄드립니다."

검찰이 60여 년 전 성폭행범 혀를 깨물어 징역형을 선고받은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 당사자인 최말자(79) 씨 재심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하며 최 씨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최 씨를 옭아맸던 '범죄자'라는 족쇄가 61년 만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검찰은 23일 부산지방법원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 사건 재심 첫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은 갑자기 가해진 성폭력 범죄에 대한 피해자의 정당한 방해 행위이고, 과하다고 할 수 없으며 위법하지도 않다"며 "피고인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역할은 범죄 피해자를 범죄 사실 자체로부터는 물론이고 사회적 편견과 2차 가해로부터도 보호하는 것"이라며 "과거 이 사건에서 검찰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갔다"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 심문도 생략하고 곧바로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의 무죄 구형으로 향후 선고기일에서 최 씨는 사실상 무죄 판결이 예상된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무죄가 되는 사건이 아니라 그때나 지금이나 무죄일 수밖에 없는 사건이 검찰과 법원의 잘못으로 오판됐던 것"이라며 재판부에 무죄 선고를 촉구했다.

최 씨는 최후 진술에서 "국가는 1964년 생사를 넘어가는 악마 같은 그날의 사건을 어떤 대가로도 책임질 수 없다"며 "피해자 가족의 피를 토할 심정을 끝까지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61년간 죄인으로 살아온 삶, 희망과 꿈이 있다면 후손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에서 자신의 인권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법을 만들어 달라고 두 손 모아 빌겠다"고 했다.

최 씨는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며 "이겼습니다"라고 외쳤다. 이어 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저를 위해 모여주신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고맙다고 인사드린다"고 밝혔다.

최 씨는 지난 1964년 18세였 나이에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20대 남성 노모 씨 혀를 깨물어 약 1.5센티미터(cm) 절단했다는 이유로 구속기소됐다. 부산지법은 1965년 6개월간 옥살이를 한 최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노 씨는 최 씨보다 더 가벼운 형을 받아 논란이 됐다.

이후 최 씨는 사건 56년 만인 지난 2020년 재심을 청구해 이날 검찰의 무죄 구형을 받기에 이르렀다.

▲61년 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 혐의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말자(78)씨가 23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심 첫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며 손을 치켜 들며 "이겼습니다"를 외치고 있다. 이날 검찰은 "정당방위가 인정된다"며 무죄를 구형했다. 최씨는 18세이던 1964년 5월 6일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성 노모 씨의 혀를 깨물어 1.5㎝가량 절단되게 한 혐의로 부산지법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성폭행에 저항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으나 당시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합뉴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