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기반 공간정보 기술 스타트업 메이사가 일본의 5대 종합건설사 중 하나인 타케나카공무점(竹中工務店, Takenaka Corporation)에 위성영상 기반 스마트건설 솔루션을 공급한다. 드론 운용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현장 파악이 가능한 대안 기술로서 주목을 받으며, 한국에서 검증된 기술이 일본 대형 건설시장으로 수출되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은 타케나카공무점이 드론 운용이 제한된 일부 건설 현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술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메이사의 플랫폼은 고해상도 위성영상을 기반으로 시계열 데이터를 확보해 현장 상황을 원격으로 파악하고, 공정 모니터링, 안전관리, 커뮤니케이션까지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드론 비행 승인이나 별도 장비 설치 없이 실시간에 가까운 현장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점이 특히 주목받았으며, 이러한 특성 덕분에 공항 인근이나 군사보호구역, 도심 고밀도 지역 등 드론 비행이 까다로운 지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메이사 관계자는 “이번 공급은 단순한 시범도입이 아니라, 일본 내에서 메이사 기술이 상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며, “타케나카공무점과의 협업을 통해 AI 기반 객체 탐지, 자재 및 장비 자동 카운팅, 지반 침하 분석(InSAR) 등 고도 분석 기능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사의 솔루션은 이미 국내에서도 실효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2023년에는 LH가 발주하고 동부건설이 시공을 맡은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현장에 해당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현장은 공항 인근으로 인해 드론 비행이 제한됐던 지역이었지만, 메이사의 위성영상 기반 플랫폼을 통해 원격으로 공정 상태를 파악하고, 협력사 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며, 안전사고 사전 예방까지 가능하도록 관리체계를 운영해 화제를 모았다.
메이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며, 타케나카공무점과의 계약은 지난 오바야시구미와의 협력에 이은 두 번째 일본 대형 건설사와의 협업이다. 특히 최근 일본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KDDI와의 전략적 업무협약(MoU)도 체결해, 일본 내 건설 및 통신 인프라 기업들과의 시너지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영훈 메이사 부대표 겸 CBO는 “위성영상 기반 현장관리 기술은 단지 기술적 대안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성이 있는 솔루션임을 입증했다”며 “타케나카공무점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와 보수적인 기술 채택 기준을 가진 기업 중 하나인데, 그들이 선택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메이사는 위성영상뿐만 아니라 드론 영상, AI 기반 객체 인식 기술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트윈 기반 원격 현장관리’ 영역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특히 기존 드론 중심의 건설 현장 모니터링 기술이 가지는 법적·물리적 제약을 넘어서는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존 건설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건설업계는 최근 스마트건설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데이터 수집 수단의 한계로 인해 기술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드론은 고정밀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법적 비행 승인 절차와 운영 인력 확보, 악천후 등의 문제가 뒤따른다. 반면, 위성영상은 날씨나 규제의 제약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며, 광범위한 지역의 시계열 분석에 강점을 보인다.
다만, 위성영상 기반 솔루션이 모든 건설현장에 적합한 ‘만능 기술’은 아니다. 해상도, 촬영 주기, 데이터 비용 등은 여전히 고려해야 할 요소이며, 실제로 타케나카공무점 역시 시범적 도입을 전제로 한 초기 계약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장에서의 데이터 활용도와 분석 정밀도, 고객사의 장기적인 의지 등이 메이사의 기술 확산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건설 현장은 복잡한 이해관계자 구조와 보수적인 기술 채택 환경으로 인해, 신기술이 도입되더라도 실질적인 운영 성과를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메이사 역시 단발적인 프로젝트 계약보다는 기술 신뢰성을 입증하고, 고객사의 내부 프로세스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방향의 전략이 요구된다.
이번 타케나카공무점과의 계약은 단순한 해외 진출 성과 이상으로, 위성영상 기반 스마트건설 솔루션이 아시아 대형 건설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특히 일본은 품질 기준과 안전 기준이 높은 국가로, 메이사의 기술이 그 문턱을 넘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하지만 기술의 글로벌 상용화는 단순히 좋은 기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후속 고객 확보와 다양한 현장 적용 경험, 현지 파트너십 확대가 뒤따를 때 비로소 기술력은 시장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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