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데뷔 19년, 안정적일 때 불안…결혼·2세가 자유의 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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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데뷔 19년, 안정적일 때 불안…결혼·2세가 자유의 끝이죠"

뉴스컬처 2025-07-23 14:15: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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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민호. 사진=MYM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민호. 사진=MYM엔터테인먼트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무책임한 자유를 외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2세를 만드는 일이 인간 이민호로 존재하는 자유의 끝이 아닐까 싶습니다."

데뷔 19년 차, 어느덧 30대 끝자락에 있는 배우 이민호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민호를 만났다. 기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 관련 에피소드 외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 주인공 '유중혁'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이민호는 현실이 되어 버린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 속 주인공 유중혁으로 열연했다. 

이날 이민호는 "원작을 보지 않은 상태로 출연을 결정했다. 주변에서 '유중혁'이 엄청 멋있는 캐릭터라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 사실 그게 제일 부담이었다"라며 "대본을 봤는데 생각보다 멋있지 않더라. 제가 생각할 때 캐릭터가 결핍 등을 극복하고 성장을 이룰 때 멋있게 보이는데 '유중혁'은 그렇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어 "극 중 '유중혁'은 주인공의 주인공인 느낌이다. 보통의 작품에서는 주인공이라 하면 서사가 설명되고, 어떤 말을 했을 때 그 이유가 분명하면 빛을 발하는 데 '유중혁'은 그런 지점이 많이 빠져 있었다"라며 "'유중혁'과 관련해 표현되지 않은 처절함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민호는 "'유중혁'은 결과와 상관없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며 나아간다. 그런 부분에서는 제가 추구하는 인생과 맞닿은 점이 있었다"라며 "어차피 '유중혁'은 아무것도 안 해도 살아남는다. 그런데도 끝까지 제 일을 하는 처연함이 제게 좋은 영감을 줬다"라고 말했다.

이민호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제가 하는 모든 행동이 의미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걸 신경 쓰기보다 주어진 순간에 해야 할 일을 하자는 주의다. 그런 면에서 '유중혁'과 공통 분모를 만들려고 했다"면서 "만약 '전지적 독자 시점' 2편이 나온다면 유중혁의 서사가 조금 더 그려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사진=MYM
'전지적 독자 시점' 이민호. 사진=MYM

특히 이민호는 '강남 1970'(2015) 이후 10년 만에 극장 영화로 관객을 만나게 돼 화제가 됐다. 그간 왜 스크린에서 볼 수 없었을까.

이민호는 "20대 때를 생각해 보면, 제 정서와 관련해 무언가를 해소할 수 있거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느끼고 싶을 때 극장을 찾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때는 영화 출연 또한 멀리했다"라며 "더 많이 채워질 30대쯤 됐을 때, 더 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게 제 필모에 영화가 별로 없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20대 때 '강남 1970'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민호는 "군입대 전에 촬영한 작품이다. 그래도 20대 때 영화 한 편은 남기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며 웃었다. 

이민호는 데뷔 이후 줄곧 극의 중심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2022년 애플tv를 통해 공개된 '파친코'부터 이번에 개봉하는 '전지적 독자 시점'까지,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심에서 벗어난, 분량도 신경 쓰지 않은 듯한 선택이었다.

이에 대해 이민호는 "사실 20대 때 작품을 결정하는데 굉장히 단순했다. '상속자들'은 사랑 이야기에 끌렸고, 당시 26살이었는데 마지막 교복이라고 생각하며 선택했다. '더킹'도 비슷한 맥락이다. 데뷔 이후 의도치 않게 '판타지 왕자'라는 이미지로 각인 됐는데, 백마 타고 졸업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주변에서 '파친코'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의외라고 했다. 그러나 저는 언제든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더라. 제가 출연할 이유가 충분하다면 분량 등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파친코'를 작업 하면서 잃은 것 보다 채워지는 게 더 많았다. 앞으로도 더욱 여러 갈래로 들여다보며 선택하고, 작업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배우 이민호. 사진=MYM
배우 이민호. 사진=MYM

'전지적 독자 시점' 또한 마찬가지다. 이민호가 중심이 아니다. 이야기는 '김독자'(안효섭)의 시점에서 흘러간다. 또한 안효섭-이민호뿐만 아니라 신승호, 채수빈, 나나, 지수, 아역 배우 권은성까지 모두 비중이 높다.

이민호는 "역할보다 이야기가 중요하다. 좋은 이야기 속에서 캐릭터 정서가 저와 맞았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며 "요즘 제가 가장 추구하는 것이 자유로움이다. 20대 내내 많은 책임감을 짊어지며 생활했기 때문에 이제 조금은 자유롭고 싶다. 그런 마음이 작품 선택으로도 이어지는 것 같다"로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이민호는 데뷔 이후 19년간의 배우 생활을 돌이켜 봤다. 그는 "20대 때는 할 일이 먼저였기 때문에 고립을 택했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만날 시간에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 30대가 되면서 '대화의 힘'과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정재 선배에게 감사하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영화 '강남 1970'을 본 이정재 선배가 '너 재능있고 연기 잘하니까 그냥 해'라며 용기를 주셨다. 그런 식의 이야기를 지금까지도 해 주신다. 선배의 그런 말들이 저를 더 좋은 배우로, 또 좋은 인간으로 만드는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30대가 된 이민호는 배우로서 '자유'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친코'를 시작으로 다작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런데 상황이 쉽진 않더라. 30대가 돼 느낀 정서를 많은 작품을 통해 남기고 싶다 많이 남기고 싶다"며 웃었다.

'배우로서 강점'이 뭐냐고 묻자 이민호는 "겁이 없다. 주변에서 제게 창업하면 잘 할 것 같다고 하더라. 생각하는 방향에 있어 두려움이 없다"라며 "안정적인 상황일 때 더 불안하다. 새로운 환경에 직면했을 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쪽으로 도파민 중독자인 것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이민호는 "자유를 추구하지만 무책임한 자유를 외치고 싶지는 않다"라며 "가정을 이루고 2세 만드는 일이 인간 이민호로 존재하는 자유의 끝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 기적 같은 순간이라고 믿어지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쉬는 날, 하루 7시간 가까이 유튜브만 본다는 이민호는 "정치, 경제,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 하나에 꽂히면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편이다"라며 "요즘은 자전거에 꽂혀 있다. 자전거를 안 타면 하루를 마무리 짓지 못하는 기분이다. 새벽 2시쯤 조용할 때 혼자 음악을 들리면서 자전거를 탄다"고 전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23일 개봉했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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