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4월(1.5%) 전망 대비 0.7%포인트(p) 낮춘 것으로,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23일 ADB가 발표한 ‘2025년 7월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ADB는 매년 4월 정기 전망을 발표한 뒤, 7월 보충 전망과 9월 수정 전망을 통해 경제 상황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ADB는 “건설투자 감소, 수출 둔화, 부동산 시장 약세 등으로 한국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대외 관세 인상과 무역 불확실성 심화로 수출이 추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ADB는 “6월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하반기부터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효과로 내수가 점차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9%에서 0.3%p 낮춘 1.6%로 수정됐다. ADB는 “대외 무역환경의 불확실성과 고관세 기조가 지속되면서 회복세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성장률 조정은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폭이다. ADB는 싱가포르(-1.0%p), 태국(-1.0%p), 한국(-0.7%p) 등의 전망을 크게 낮췄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전체의 올해 성장률은 기존 4.9%에서 4.7%로 0.2%p 하향 조정됐다.
ADB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인한 해상 운송 차질, 유가 상승, 중국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등이 아시아 경제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직전 보고서와 동일한 1.9%로 유지됐다. ADB는 올해와 내년 모두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도 최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1% 안팎으로 낮춘 바 있어, 1% 미만의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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