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언젠가 현역 생활이 끝나면 미국에 연수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자유계약선수(FA)보다 더 큰 그림을 위해 에이전트를 교체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40)가 FA 4수를 앞두고 최근 에이전트를 교체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은퇴 후 지도자 연수를 받기 위해 '아메리칸 드림'을 품은 사실을 밝혔다.
삼성은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SSG 랜더스에 7-5 역전승했다. 강민호는 5번 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날 강민호는 상대 선발 미치 화이트(2개)와 필승조 노경은 상대로 적시타 3개를 때리며 경기 전반을 좌우했다. 시속 153km 패스트볼, 시속 136km 스위퍼, 시속 146km 투심 등 각기 다른 구종을 모두 공략해 6회 말 2타점 결승타 포함 4타점을 뽑아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화이트가 워낙 좋은 공을 던져서 '패스트볼 타이밍 늦지 말자', '2스트라이크 내주면 진다'는 생각으로 첫 타석에 들어갔다"며 "공격적으로 쳤는데 잘 맞은 타구가 나와서 나머지 타석을 편하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매 순간 KBO리그 최다 경기 출장 기록(2448경기)을 경신 중인 강민호는 올 시즌이 끝나면 4번째 FA를 맞이한다. 강민호는 최근 FA 시장의 큰손으로 알려진 리코스포츠에이전시와 계약해 'FA 대박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강민호는 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FA를 위해 에이전트를 교체한 게 아니다"라며 "언젠가 현역 생활이 끝나면 미국에 연수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기존 에이전트와 계약이 끝난 뒤 훗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봤다. 훗날을 더 잘 만들어 줄 수 있는 에이전트를 찾기 위해 교체했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은퇴 후 현장에서 지도자로 머물고 싶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전지훈련을 가면 각종 스포츠 방송사 PD님들의 명함은 다 받았다. 그런데 아직은 현장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은 생각이 좀 더 강하다"라며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같이 땀 흘리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불혹에 접어든 강민호는 올 시즌도 79경기에서 타율 0.274(259타수 71안타) 8홈런 4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562⅔이닝에 출전, 리그 내 포수 중 3번째로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하는 등 여전히 안방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강민호는 "현역 생활이 많이 남지 않은 걸 알고 있다"며 "최형우(43) 형이나 노경은(42) 형이 베테랑으로 버텨주는 게 후배로서 자랑스럽고 멋지다. 그 형들의 길을 따라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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