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캠핑 철, 고기 굽고 채소 썰다 보면 칼이 뭉툭해졌다는 걸 느끼기 쉽다. 삼겹살처럼 기름기 많은 고기나 단단한 양파는 칼날이 잘 서 있어야 손목에 힘이 덜 들어가고 재료 단면도 깔끔하다. 하지만 집에서나 캠핑장에서나 숫돌이나 칼갈이를 따로 갖춰놓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자주 쓰는 컵과 세면도구 속 치약만 있으면 된다. 도자기 컵의 바닥 면에 치약을 소량 짠 뒤 칼날을 몇 번만 문질러주면 무뎌졌던 칼이 다시 살아난다. 별다른 장비나 기술 없이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간단하지만 효과는 충분해 한 끼 요리를 준비하는 데도 부족함이 없다.
까슬한 바닥면, 칼날을 다시 세운다
도자기 컵이나 접시의 바닥은 유약 처리가 되지 않아 거칠다. 손끝으로 만져보면 표면이 까슬까슬하고, 맨눈으로도 매끄럽지 않은 질감이 보인다. 이 거친 면은 마찰력이 높고, 금속보다 단단해 칼날을 연마하는 데 적합하다.
숫돌과 비교하면 입자가 고르지 않고 거칠지만, 무뎌진 칼끝을 다시 날카롭게 다듬는 데는 충분하다. 특히 칼날에 생긴 미세한 흠집을 정리하고 날을 정돈하는 데 효과적이다.
컵이나 접시를 고를 때는 바닥이 넓고 평평한 형태가 좋다. 뒤집었을 때 흔들림이 없고 안정감 있는 디자인이 칼을 문지를 때 미끄러짐을 줄여준다. 칼은 무게가 있어 방향이 틀어지면 다칠 수 있으므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젖은 천이나 고무패드를 깔고 작업하는 것이 안전하다.
치약의 숨은 능력, 연마와 광택까지
치약에는 연마 성분이 포함돼 있어 금속 표면을 다듬는 데 자주 사용된다. 거울 얼룩 제거, 은식기 광내기, 수도꼭지 닦기 등 청소 팁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이 연마 입자는 칼날을 갈 때도 효과적이다. 특히 표면에 생긴 미세한 녹이나 얼룩을 닦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별도로 연마제나 오일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법은 간단하다. 머그잔이나 도자기 접시를 뒤집고, 거친 부분에 치약을 콩알만큼 짠 뒤 얇게 펴 바른다. 여기에 칼날을 15~20도 각도로 눕힌 뒤, 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문질러준다. 왕복으로 움직이면 날이 손상되거나 양쪽 날이 비대칭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쪽 면을 10~20회 정도 문질러준 후, 반대쪽도 같은 방식으로 갈아준다. 이때 컵 바닥에 남는 금속 가루나 치약 잔여물은 칼날이 실제로 연마되고 있다는 증거다.
갈아낸 칼은 반드시 씻고 말린다
칼을 다 갈고 나면 반드시 씻어야 한다. 치약 성분과 금속 가루가 남은 상태로 재료를 다루면 음식에 좋지 않다. 주방세제와 수세미를 이용해 칼날과 손잡이까지 골고루 닦은 뒤, 흐르는 물에 충분히 헹군다.
세척 후에는 천이나 키친타월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다시 녹이 슬 수 있기 때문이다.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거나 칼 전용 거치대를 쓰는 것도 좋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세라믹 칼은 이 방법으로 갈면 안 된다. 단단하지만 충격에 약한 재질이라 도자기와 부딪칠 때 쉽게 깨진다. 컵이 깨질 위험도 있으므로, 세라믹 칼은 반드시 전용 도구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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