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던 공격수 이재영이 일본 무대를 통해 코트에 다시 들어선다. 과거 학교 폭력 논란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일본 여자배구 SV리그 빅토리나 히메지에 입단하며 현역 복귀를 알렸다.
히메지는 21일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영의 영입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공격력과 수비 능력을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를 영입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SV리그는 일본 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대거 활약하는 무대로, 남녀 모두 1·2부 리그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이재영이 합류한 히메지는 여자부 1부 리그 소속이다.
오사카 인근을 연고로 한 히메지는 지난 시즌 27승 17패(승점 79)를 기록하며 14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이스라엘·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아비털 샐린저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히메지는 올해 초 직접 한국을 방문해 이재영의 몸 상태를 확인한 후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영은 오는 10월 10일 오사카 마벨러스와 개막전에서 복귀전을 치를 전망이다. 다만 구단은 긴 공백을 고려해 시즌 초반엔 적응기를 부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재영은 “어릴 때부터 일본에서 뛰고 싶었다. 그 꿈이 이뤄져 기쁘다. 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나에게 배구는 대체할 수 없는 존재”라며 “지난 사건들을 진지하게 반성하며, 다시 뛸 수 있게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팀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영은 2014-2015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2016-2017, 2018-2019시즌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하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국가대표로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2021년 2월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며 대표팀과 V리그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자매는 함께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에 입단했으나, 이재영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 탓에 정상적으로 뛰지 못했고 조기 퇴단했다. 2022-2023시즌에는 페퍼저축은행 입단을 추진했지만 여론의 반발로 무산됐다. 2023년 7월 SNS에 “제2의 인생을 응원해달라”는 글을 남기며 사실상 은퇴를 암시했다.
반면 동생 이다영은 이후에도 꾸준히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라피드 부쿠레슈티(루마니아), 르 카네(프랑스), GS 파니오니오스(그리스) 등 유럽 무대를 거쳤다. 지난 시즌에는 미국 프로리그 샌디에이고 모조에서 활약했다. 새 시즌에도 미국 잔류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학폭 논란 이후에도 정상급 세터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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