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유니폼을 입고 자랐다” 음뵈모가 ‘오직 맨유’ 외친 이유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는 최근 아쉬운 성적에도 가려지지 않는 위상과 근본이 있다.

22일 맨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브라이언 음뵈모가 구단에 합류했다. 카메룬 국가대표 선수인 음뵈모는 2030년 6월까지 계약을 맺었고, 1년 계약 연장 조항이 있다”라고 발표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음뵈모의 이적료는 기본 6,500만 파운드(약 1,216억 원)에 추가 조항 600만 파운드(약 112억 원)다.

맨유가 마침내 음뵈모를 품었다. 음뵈모는 2024-2025시즌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 중 한 명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8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20골과 7도움을 기록하며 PL 득점 4위에 올랐다. 또한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은 23.53%에 달했는데, 이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건 모하메드 살라와 알렉산데르 이사크뿐이었다. 두 선수가 PL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하면 음뵈모가 상당한 가치를 지닌 선수임을 알 수 있다.

음뵈모는 6월 초부터 맨유와 짙게 연결됐고, 이적 자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러나 이적료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던 중 이적시장에 공격수 인플레이션이 일어났고, 덩달아 음뵈모의 이적료도 높아졌다. 맨유는 당초 예상했던 6,250만 파운드(약 1,169억 원)보다 850만 파운드(약 159억 원) 비싼 금액에 음뵈모를 데려와야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음뵈모의 마음이 흔들린 적은 없었다. 음뵈모는 6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시점 토트넘홋스퍼의 관심을 받았다. 브렌트퍼드 시절 사제관계를 맺었던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토트넘에 부임했기 때문에 흘려들을 수 있는 이적설은 아니었다. 게다가 토트넘은 지난 시즌 맨유를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나가는 팀이다. UCL은커녕 유럽대항전 진출권 자체를 획득하지 못한 맨유와 비교했을 때 선수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있음은 분명했다.

그럼에도 음뵈모는 ‘오직 맨유’를 외치며 맨유 합류를 열망했다. 맨유와 경합했던 토트넘을 비롯해 뉴캐슬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 등도 음뵈모 영입 가능성을 타진했다. 해당 팀들 모두 UCL에 진출한 강호들이었다. 음뵈모의 마음이 굳건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맨유가 아닌 다른 팀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음뵈모는 입단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맨유를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맨유 유니폼을 입고 자랐던 내가 맨유에 합류할 기회가 있음을 알게 된 순간, 꿈의 클럽에 들어갈 기회를 덥썩 잡았다”라며 “내 마음가짐은 언제나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드는 것이다. 후벵 아모림 감독에게 배우고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함께 뛰며 내가 또 다른 수준에 도달할 걸 안다. 모두가 맨유에 마련되는 환경과 앞으로 계획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이야기해줬다. 이곳은 거대한 클럽이고, 훌륭한 경기장과 놀라운 팬들을 보유했다. 가장 큰 우승컵에 도전할 각오가 돼있다”라고 말했다.

음뵈모의 입단 소감에는 맨유가 가진 위상이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일반적으로 선수는 현재 경력에서 자신이 가장 성장할 수 있거나 가장 우승을 많이 할 수 있는 곳을 원하곤 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걸 뛰어넘는 무언가를 가진 팀들이 있다.

사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X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