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도 않는데…" 사실 지구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는 ‘초미세 동물’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보이지도 않는데…" 사실 지구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는 ‘초미세 동물’

위키푸디 2025-07-22 13:56:00 신고

3줄요약
완보동물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완보동물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습기 가득한 여름 산길에서 바위에 핀 녹색 이끼를 지나칠 때가 있다. 초록색 이끼는 물기를 머금고 빛을 받아 투명하게 반짝인다. 겉보기엔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그 안에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동물이 숨 쉬고 있다. 이름은 ‘완보동물’로 ‘물곰’이라 부른다.

크기는 0.1~1mm 내외이며, 흙 속, 이끼 속, 물웅덩이에서 서식한다. 일반 현미경 없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다리가 8개 달렸고, 부풀어 오른 통통한 몸을 가졌다. 곰처럼 생겼지만, 절지동물이나 곤충과는 전혀 다르다.

완보동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극한에 가까운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남극의 얼음, 사막의 건조 지대, 심해, 심지어 우주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불사의 생물’이라 불릴 만큼 생존 능력이 뛰어나다.

1mm도 안 되는 몸… 살아 있는 동물이다

완보동물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완보동물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완보동물은 절지동물이나 선형동물처럼 보이지만, 과학적으로는 독립된 ‘완보동물문(Phylum Tardigrada)’으로 분류된다. 관절 없는 다리 8개, 입에는 특수한 관 모양 구강구조를 가졌다.

먹이는 주로 조류나 작은 원생생물이다. 바위 이끼나 선태류 위를 천천히 기어다니며 먹이를 빨아들인다. 

몸에 물이 있으면 살아 움직이지만, 건조해지면 완전히 마른 상태로 잠든다. 이 상태를 ‘튼(tun) 상태’라 부른다.

튼 상태의 완보동물은 대기압 수백 배의 압력, 영하 200도와 영상 150도를 넘는 온도, 진공 상태, 방사선까지 견딘다. 물이 닿으면 다시 깨어난다.

이런 특이한 생존 능력 덕분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우주 생물학 실험에 자주 쓰였다. 2007년 유럽우주국(ESA)은 완보동물을 우주로 보내 극한 환경 생존 실험을 진행했고, 일부는 귀환 후 다시 생존한 개체도 있었다.

국내 산 이끼 속에서도 발견…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

완보동물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완보동물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완보동물은 우리 주변에도 존재한다. 특히 바위나 나무껍질 위의 이끼, 하천가 습지대, 논두렁의 이끼 등 물기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살 수 있다.

봄부터 여름까지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지면 번식도 활발해진다. 번식은 대부분 무성생식이며, 일부는 수정도 가능하다. 알은 젤리처럼 끈적한 피막 속에 있으며, 이끼 틈에 붙는다.

완보동물은 작고 미세하지만, 생태계에서의 역할은 크다. 조류나 박테리아 같은 더 작은 생물을 먹으며, 다른 미세 생물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또한, 물의 순환을 돕고 이끼가 지나치게 번식하는 것을 막는 균형자 역할을 한다. 이끼 서식지의 건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생물로 연구되기도 한다.

인간 생활과 직접 연결된 영향은 적지만, 완보동물의 DNA나 생리 구조는 극한 환경 생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우주 탐사, 의약품 안정화 기술, 극한 산업 등에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살아 있다… 채집, 관찰, 유의점

완보동물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완보동물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완보동물은 이끼가 자라는 돌이나 나무껍질을 작은 채집봉투에 담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관찰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수돗물이나 생수를 이끼 샘플에 붓고 6시간 이상 그대로 둔다. 이후 물에 불어난 이끼를 짜서 거름망에 넣고 밑의 물을 받아 침전된 물방울을 슬라이드 글라스에 올려 광학현미경으로 보면 된다.

확대한 화면에서는 아기곰처럼 생긴 동물이 느릿하게 기어가는 모습이 보이며, 다리를 움직이며 이끼 사이를 헤엄치듯 떠다닌다.

완보동물을 야외 채집 시 주의할 점도 있다. 이끼는 채취 지역에 따라 보존 대상일 수 있다. 국립공원, 습지보호구역 등에서는 함부로 채취할 수 없다.

채집 목적이 아닌 관찰 및 연구용일 경우 현장에서 소량만 채취하고, 관할 지자체나 생물자원관리센터에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완보동물은 몸이 작고 연약해 체외에서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마른 상태로 보관하더라도 높은 온도나 직사광선이 닿으면 생존력이 떨어진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