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현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대한민국은 예측 불가능한 이상 기후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절기 '대서'를 맞아 폭염경보가 확대되고 폭염주의보가 추가 발령되는 등 찜통더위가 절정에 달한 가운데, 내륙 대부분 지역에는 80mm 이상의 강한 소나기가 예보돼 호우 피해 지역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길었던 장마가 공식적으로 종료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타난 이러한 기후 패턴은 기상 이변이 일상화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실종 장마' 뒤 찾아온 찜통더위와 게릴라성 소나기
올여름 장마는 유독 변덕스러웠다. 지난달 19일(중부·남부지방 기준) 시작된 장마는 지난달 26일 이후 '장맛비 실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달 20일 중부지방을 끝으로 공식적인 장마 종료가 선언된 이후에도, 최근 닷새간 남부지방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기상청의 장마 종료 판단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으로 정체전선이 남하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으나, 최근 내린 비의 양상 또한 장맛비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한반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찜통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오늘(22일) 대부분 지역의 한낮 체감온도는 33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폭염특보가 내려진 경기남부·강원동해안·충남·호남·경북(대구)·경남(창원과 김해)·제주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돌겠다. 고온다습한 남서풍 또는 서풍이 유입되면서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
동시에 대기 중 풍부한 수증기로 인해 게릴라성 소나기가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후부터 밤까지 내륙 대부분 지역에 시간당 5~60mm의 강한 소나기가 예고되어 있어, 기존 호우 피해가 누적된 지역은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기후변화가 부른 '새로운 여름'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기상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이는 국지성 집중호우의 강도를 높이는 주범이 된다. 또한, 대기 흐름의 변화로 인해 고기압과 저기압이 특정 지역에 오래 머무는 현상이 잦아지면서 극심한 더위나 폭우가 장기간 지속되는 '극한 기후'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여름철 기후 패턴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인지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재난 대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과거의 통계에 기반한 예측을 넘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우리의 과제
반복되는 폭염과 기습 소나기는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국가적 노력과 함께, 도시의 빗물 관리 시스템 개선, 재해 취약 지역 정비 등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국민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 실천과 친환경 생활 습관은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중요한 작은 발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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