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언론은 권력도, 자본도 감시하는 최후의 보루다. 적어도 그래야 한다.
그러나 최근 드러난 전·현직 기자 20여 명의 ‘선행매매’ 사건은 그 본분을 스스로 걷어찬 행위였다.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수사에 따르면, 이들은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비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종목 주식을 미리 사들였다. 그리고 자신이 쓴 기사로 주가를 띄운 뒤 매도해 수억 원의 차익을 챙겼다. 정보의 힘을 공익이 아닌 사익을 위해 사용했다.
어떤 이는 배우자 계좌를 동원했고, 어떤 이는 동료 기자와 짜고 ‘공동 기획’ 형식의 보도를 통해 주가를 부풀렸다. 기자라는 직함을 악용해 주식시장을 교란하고, 투자자를 기만한 셈이다. 자본시장법 위반은 물론이고, 윤리적 파산이다.
더 씁쓸한 건,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익명의 제보에만 기댄 과장 보도, 특정 기업 띄우기 기사, 익숙하지 않은 종목을 ‘급등주’로 포장해 낚시성 제목을 다는 일들이 암암리에 이어져 왔다. 이번 수사는 그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언론이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정론을 외쳐도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펜의 힘은 정직함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정직함은 스스로를 향한 통제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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