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가 지른 비명 소리 들은 나방..." 알도 안 낳고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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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지른 비명 소리 들은 나방..." 알도 안 낳고 피했다

위키푸디 2025-07-22 11: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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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에 접근하는 나방 / 위키푸디
토마토에 접근하는 나방 / 위키푸디

한낮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 텃밭 한구석의 토마토가 잎을 늘어뜨린 채 서 있다. 강한 햇빛에 수분을 잃은 줄기는 바짝 마르고, 붉게 익은 열매조차 윤기를 잃었다. 얼핏 보기엔 그저 식물 하나가 말라가는 장면 같지만, 사실은 그 안에서 치열한 반응이 일어난다. 식물도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작은 몸으로 견디며 '소리'라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식물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미세한 초음파를 낸다. 땅속뿌리와 줄기 사이에서 작은 기포들이 터지며 특정한 주파수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이 신호는 같은 식물 주변에 있는 곤충이나 동물에게 위기 상황을 알리는 경고음처럼 작동한다.

토마토도 소리를 낸다

토마토 / 위키푸디
토마토 / 위키푸디

2023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은 ‘식물도 비명을 지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외부 소음이 차단된 음향 상자에 토마토를 두고 초음파 마이크로 관찰한 결과였다.

인간의 귀에는 닿지 않는 40~80㎑의 초음파가 토마토에서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물을 주지 않거나 줄기를 잘라 스트레스를 주면, 이 소리는 더 많아졌고, 한 시간 동안 30~50회나 ‘뽁뽁’ 터지는 듯한 소리를 냈다. 물 부족일 때와 줄기를 자를 때의 소리도 서로 달랐다.

연구진은 이 소리가 줄기 속 기포가 터지며 생기는 물리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즉, 의식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건 아니지만, 토마토가 처한 상태를 소리로 표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실험을 통해 식물마다 상황과 종에 따라 내는 소리가 달라지는 것도 확인됐다.

토마토와 나방의 관계

토마토 안의 애벌레(Lepidopeta) / Dan Gabriel Atanasie-shutterstock.com
토마토 안의 애벌레(Lepidopeta) / Dan Gabriel Atanasie-shutterstock.com

토마토는 사람의 식량도 되지만 나방에게도 중요한 존재다. 암컷 나방은 알을 낳을 때, 유충이 충분한 영양을 얻을 수 있는 건강한 잎을 가진 식물을 찾는다. 잎이 무성하고 상태가 좋아 보이는 식물일수록 알을 낳기에 더 적합하다.

지금까지는 나방이 시각과 후각으로만 식물을 선택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팀은 나방이 소리, 즉 식물이 내는 청각적 신호에도 반응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토마토의 비명을 들은 나방... 알 낳지 않고 피했다

토마토 잎에 올라가 있는 나방 애벌레 / 위키푸디
토마토 잎에 올라가 있는 나방 애벌레 / 위키푸디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물이 부족해 스트레스 소리를 내는 토마토는 나방에게서 외면당했다. 겉모습은 멀쩡했지만, 비명을 지르는 토마토에 나방은 알을 낳지 않았다. 나방은 그 소리를 듣고 ‘이곳은 좋지 않다’고 판단한 듯했다.

즉, 나방은 죽어가는 식물 주변에 알을 낳기 싫어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추측되는 이유로는, 나방 성충이 건강한 식물에 알을 낳아야 태어나는 유충이 좋은 잎을 먹고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방 알 / Tomasz Klejdysz-shutterstock.com
나방 알 / Tomasz Klejdysz-shutterstock.com

비명을 내지 않는 건강한 토마토에서는 나방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산란했다. 이 실험으로 나방이 청각적 정보를 활용해 식물을 평가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는 식물의 소리에 반응한 첫 사례다. 사람은 인지할 수 없지만 곤충, 박쥐, 일부 포유류는 식물의 비명을 듣고 행동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모르는 자연 속 숨겨진 대화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식물이 지각을 가진 건 아니고, 물리적 변화로 소리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동식물이 소리를 매개로 서로 영향을 주며 진화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진행한 릴라흐 하다니 박사는 “이건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동물이 더 다양한 식물의 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장면이 밝혀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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