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고율 관세 정책이 GM의 한국 내 생산거점 운영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경차를 생산하는 한국 공장의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GM 본사가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즈(FT)는 21일 “GM코리아의 두 공장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소형차 생산 기지로, 2024년 미국 판매 차량의 약 17%를 담당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GM의 수익성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GM은 지난 5월, 이러한 관세로 인해 2025년 한 해에만 조정 영업이익이 최대 50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 중 20억 달러는 한국산 수입 차량에 부과되는 관세 때문이라고 밝혔다.
■ GM 노조 “한국 철수 준비 의심…2028년 협약 종료 시점 주목”
GM코리아 노동조합은 “GM이 당장 철수하지는 않겠지만, 2028년 한국산업은행과의 10년 구제금융 협약이 종료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를 전했다. GM은 2018년 산업은행의 자금 투입으로 경영 위기를 넘긴 바 있다.
GM코리아 측은 철수 가능성 등 향후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으며, 한국산업은행도 2018년 협약의 내용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재 임금 협상과 지역 서비스센터 폐쇄, 유휴 부지 매각 등의 문제로 회사와 대립하고 있다.
■ 한국 판매 부진하지만, 미국 수출은 ‘선전’
2024년 GM코리아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미국 내 인기로 인해 총 49만9559대를 판매하며 2017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한국 내 판매는 같은 기간 36%나 감소했다. 2025년 1~5월 누적 판매는 전년 대비 7% 감소한 상태다.
GM의 CFO 폴 제이콥슨은 지난 5월 말 열린 컨퍼런스에서 “한국 사업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으며, 차량 품질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관세 인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 사업의 미래에 대해 성급히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GM코리아는 전체 생산량의 85%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미국 내 생산 기지를 보유한 현대차·기아보다 관세 타격에 훨씬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클레이스 증권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빅3 중 GM이 한국과의 불리한 무역협정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GM이 계속해서 한국산 차량을 수입하는 것은 조만간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