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에서 최근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에 손자의 기지 덕분에 90대 할머니가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산청읍 병정마을에서 주민들과 자원봉사자가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21일 산청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쏟아지는 폭우에 산청읍 병정마을에 산사태가 났다.
당시 2층 집에 살고 있던 28세 현대환 씨는 밖에서 상황을 살피던 중 굉음을 동반한 흙더미가 빠르게 밀려오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집을 덮친 토사 속에 현 씨의 하반신이 묻히는 상황에 놓였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그는 1층에 있던 90대 할머니가 토사에 밀려 집 아래 차고 근처의 바위까지 밀려 떨어져 있었다.
현 씨의 집은 비탈진 지형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아래부터 차고에 이은 이층집 구조였으나 할머니는 산사태의 충격으로 1층에서 차고까지 굴러떨어진 셈이었다.
현 씨는 즉시 119에 연락했지만 토사로 도로가 끊겨 구조대가 도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할머니를 인근 마을회관의 평상으로 부축해 옮긴 뒤 살펴보다 약 700m 떨어진 마을 입구에 119 구급차를 발견했다.
이를 발견한 현 씨는 할머니를 등에 업고 빗속을 달려 구급차까지 이동했고 그 결과 할머니는 찰과상 등 외상을 입었지만 무사히 진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군 관계자는 "현씨 사례처럼 재해 속에서 인명을 구한 사례를 파악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경남도에 따르면 같은 날 오전 10시쯤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에 집중호우로 인해 토사가 유출돼 주택 2채를 덮쳐 20대 A 씨와 70대 부부 등 3명이 실종됐다. 근처 산청읍 내리마을에서는 오후 3시 30분쯤 산사태가 발생해 40대 B 씨가 집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 또한 자택에 머물다 토사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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