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지방금융지주들이 2분기 실적에서 충당금 기저효과와 수익 구조 개선이라는 양대 축을 바탕으로 분기 기준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전략대출 확대, 자산 매각, 순이자마진(NIM) 개선 등 본질적 수익성이 강화되면서 주가도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선 PF 부실 반복, 중기 여신 건전성 악화, 지배구조 리스크 등 고질적 구조 리스크에 대한 대응력이 관건이다. 실적의 ‘총액’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구조’다.
◇실적 반등의 양대 축, ‘기저효과 + 구조 개선’
BNK·iM·JB 등 3대 지방금융지주의 2분기 연결 순이익은 약 5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2021년 2분기(6056억원) 이후 최대 실적으로, 이자 수익 확대와 충당금 감소의 결합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BNK금융은 2분기 순이익이 2519억원으로 추산된다. 충당금 부담이 완화된 가운데, 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2bp 상승하고 대손율은 0.69%로 낮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디지털타워를 리츠에 매각하며 약 450억원의 매각이익도 실적에 보탰다.
iM금융은 지난해 2분기 PF 프로젝트 관련 충당금 1447억원으로 실적이 급감했지만, 올해는 관련 비용이 74.3% 줄어 순이익이 1456억원으로 280% 넘는 반등이 기대된다.
JB금융은 전략대출 확대에 따라 원화대출이 전분기 대비 3% 이상 늘었으며, 지배주주 순이익은 201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구조적 수익 개선이 실적 랠리 뒷받침
실적 반등은 단순 회복이 아닌, 수익 구조 자체의 체질 변화에서 비롯됐다.
BNK는 NIM 개선과 자산 매각이익이 동시에 작용했고, JB는 외국인 대상 신용대출 등 전략대출을 통해 수익 기반을 확장했다. PF 리스크의 충격을 경험한 iM금융은 충당금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며 회복력을 높였다.
PF 충당금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구조 설계 단계에서 리스크를 통제해야 한다.
담보 가치 산정 기준의 정밀화, 프로젝트 사업성 평가의 정량화, 부실 예상 사업장의 조기 회수 전략 수립 등은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 장치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PF 관련 충당금 축소는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인 심사 체계 개선 없이는 이익 변동성을 낮추기 어렵다”며 “리스크 감내력 자체가 실적의 질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는 대출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지만, 자본비율과 리스크 부담 간 균형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관건, ‘익스포저 구조’와 ‘지배구조 불확실성’
지방금융의 수익 기반은 비수도권 중소법인 중심이라는 특성상, 경기 민감도가 매우 높다. 최근 내수 경기 둔화로 지역 중소기업 연체율이 완만히 오르는 가운데, 중기 여신의 위험노출액(EAD)과 연체 흐름은 충당금 축소가 지속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단기 실적보다 중요한 것은 ‘익스포저 구조의 선제적 통제’, 부실화 전 단계에서의 ‘위험 조기 감지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JB금융은 산업자본 규제 해소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지배구조 리스크도 정리했다.
대주주인 삼양사는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지분율이 14.81%까지 상승하면서 법적 한도(15%) 초과 우려가 있었으나, 지난 2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14.77%로 조정하며 시장의 불안 요소를 제거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버행 해소는 주주가치 제고 수단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유연성을 확보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의 전제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평가했다.
김수현 하나증권 연구원도 “대주주 지분 구조가 걸림돌이 되던 상황에서 매도 공시로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는 점이 시장 신뢰에 긍정적”이라며 “기업가치 저평가 요인 중 하나가 실질적으로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단기 실적보다 중요한 ‘설계된 수익 구조’
BNK·JB·iM 금융지주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2분기 들어서만 리서치센터 16곳이 세 지주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실적 개선 흐름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총액보다 ‘실적의 질’, 그리고 ‘지속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금은 ▲PF와 중기 여신의 리스크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통제하고 있는가 ▲비은행 부문 수익의 다변화 정도와 안정성은 어느 수준인가 ▲주주환원정책이 자본 규제 안에서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는가 등 세 가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충당금 감소로 단기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실적의 질적 변화는 결국 여신 건전성과 위험 분산 전략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지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지방금융지주의 가치평가가 올라가려면 수익성보다 건전성과 회복력에 대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 역량 자체가 프리미엄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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