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여름 더위가 절정에 이른 가운데, 경상남도가 민물고기 ‘메기’ 치어 7만 4000마리를 방류한다. 내수면 수산 자원을 복원하고 어업인 소득을 높이려는 조치다.
밤에 활동하며 외래어종의 치어를 포식하는 메기는 생태계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어종으로, 방류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서는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며 매운탕 재료로 널리 사용된다.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 민물고기연구센터는 16일, 창원 산남저수지를 포함한 도내 8개 시군 17곳에 메기 치어를 방류한다고 밝혔다. 방류는 18일까지 이어지며, 투입되는 치어는 지난 6월부터 연구센터에서 자체 생산한 개체다. 도 수산안전기술원의 전염병 검사를 통과한 물고기다. 방류지는 어업인의 추천을 받은 뒤, 메기의 서식 특성과 정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메기는 산란기인 5월부터 7월 사이 영양분을 집중적으로 비축한다. 여름에는 살이 오르고 단백질 함량도 높아지는 시기로, 봄에 생산된 치어는 가을이면 매운탕 재료로 쓸 수 있을 만큼 자란다. 이번 방류는 생태계 복원뿐 아니라 어업인의 실제 소득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기, 외래어종 퇴치에도 효과적
메기는 메기목 메기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몸통이 미끈하고 2쌍의 수염을 이용해 먹이나 천적의 위치를 감지한다. 밤에 활발히 움직이며 모기 유충이나 수서곤충은 물론,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배스의 치어까지 포식한다. 이 때문에 생태계 관리에 적합한 어종으로 꼽힌다.
‘캣피시(catfish)’라는 이름도 이 수염에서 유래했다. 고양이처럼 예민한 촉각으로 수면이나 진흙 속에 숨어 있는 먹이를 감지하는 특성이 있다. 이런 습성 덕분에 사료를 일정하게 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주변 생물과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
눈여겨볼 점은 ‘공식 현상’이다. 메기 치어는 서로를 잡아먹는 습성이 있어 대량 생산이 어렵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정밀한 관리와 선별이 필요한 이유다. 연구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선해 왔으며, 이번에 방류된 치어도 선별과 검역을 철저히 거친 개체다.
민물 생태 복원과 소비 활성화
경상남도의 이번 방류는 단순한 자원 공급이 아니다. 메기의 생태적 역할과 식용 가치를 함께 고려한 조치다. 외래어종 문제와 토종 민물고기 복원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재호 민물고기연구센터장은 “토속 어종 방류는 단기 효과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지역 주민과 어업인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도내 하천 곳곳에 메기를 비롯한 민물고기 방류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강원도 홍천군도 같은 시기, 내수면 자원 강화를 위해 메기와 대농갱이 치어 방류를 예고한 상태다. 지역 생태에 맞춘 방류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
메기, 예부터 인정받은 보양 생선
메기는 조선시대 궁궐에 진상되던 대표 민물고기로, ‘점어(黏魚)’라는 한약명으로도 전해진다. 영양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돼 허약 체질이나 회복기 환자에게 적합하다. 동의보감에는 이뇨 작용과 부종 완화에 효과가 있고, 특히 산모에게도 좋다고 기록돼 있다.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비타민 B12, 리놀렌산, 오메가3가 고르게 들어 있어 기력 회복은 물론 빈혈 개선, 뇌혈관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으로, 체중 관리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
갱년기 여성이나 성장기 어린이는 뼈가 튼튼해지는 데, 노년층은 기억력 감퇴나 치매 예방을 위해 챙기면 좋다. 여름철 땀과 함께 빠져나간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는 음식으로도 알맞다.
메기 손질법과 매운탕 요리법
메기를 손질할 때는 표면의 점액질을 반드시 제거해야 비린내를 줄일 수 있다. 굵은 소금으로 몸 전체를 문지른 뒤,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구고,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낸다. 내장 주변의 핏덩어리까지 제거해야 잡내 없이 깔끔하게 조리된다.
매운탕을 끓일 때는 미나리, 쑥갓, 깻잎, 대파, 양파, 방아잎 같은 향이 강한 채소를 함께 넣는 것이 좋다. 채소에서 나오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메기의 단백질과 잘 어우러져 영양 균형이 맞춰진다. 얼큰하게 끓이면 땀이 나면서 노폐물도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메기찜도 즐겨 먹는다. 매운탕보다 맛이 순하고, 쫄깃한 껍질과 부드러운 살코기가 조화를 이뤄 아이들이나 노년층에게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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