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패권 전쟁이 심화하며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산업 혁신 동력을 책임지는 중견·중소·스타트업·벤처기업은 한국 산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국내 산업 혁신 지표를 형성하고 경제 역동성 엔진 역할을 하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리스크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해외 결제 서비스로 널리 알려진 트래블월렛이 스테이블코인 시장까지 주시하고 있다. B2C와 B2B를 넘어 종합 핀테크 기업을 목표로 도약하는 모양새다.
트래블월렛은 2017년 한국에서 ‘모바일퉁’으로 설립돼 2020년 ‘트래블월렛’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김형우 대표는 외환 및 해외 투자 업무를 수행하며 국제 거래에서 발견한 비효율성이 거대한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창업에 나섰다.
초기에는 B2C 서비스로 시장 가능성을 검증받았으나 트래블월렛은 애초부터 B2B 금융 솔루션 제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금융 인프라 자체를 혁신하려는 전략적 깊이를 엿볼 수 있다. 트래블월렛은 환전, 해외 결제, ATM 출금 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이른바 '3무(無) 혜택'을 내세워 해외 여행객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명확한 소비자 가치 제안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력을 검증받은 후 더 큰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단계적 사업 개발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트래블월렛은 해외 결제 서비스 외에도 글로벌 결제 및 IT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을 제공하는 혁신적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서비스는 개인 고객을 위한 45개 통화 환전, 해외 결제 및 송금 서비스(B2C)와 기업 고객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지불 결제 IT 인프라 및 시스템 제공(B2B)으로 양분된다.
업계 최저 수수료와 사용자 편의성을 바탕으로 4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고속 성장했고 국내 해외 결제액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시장 내 독보적 위상을 구축했다. 또한 전 세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 국제 지불 결제 솔루션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데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총 시장 규모와 장기적인 수익 잠재력을 크게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5월 환전 서비스를 시작으로 2020년 4월에는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VISA)로부터 최고 등급 협력 라이선스인 '프린시플 라이선스'를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확보했다. 이 라이선스 확보는 트래블월렛이 제공하는 '수수료 제로' 혜택 핵심 기반이 됐으며 복잡한 국제 정산 및 결제 과정을 자체 기술로 단순화하여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후 트래블월렛은 사명 변경 후 핵심 서비스인 '트래블페이'를 2021년 공식 출시해 모바일 환전 및 해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B2C 서비스인 트래블페이를 통해 시장 가능성을 성공적으로 검증받은 후 설립 초기부터 목표했던 B2B 금융 솔루션 사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트래블월렛은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외환 결제 및 정산 구조를 혁신하여 수수료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7단계에 달하던 프로세스를 4단계로 단순화해 비용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전 세계 46종 통화를 지원하며 달러(USD), 유로(EUR), 엔화(JPY)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환전 수수료가 전액 무료다. 그 외 통화에 대해서도 국내 최저 수준 환전 수수료를 부과하며 해외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모든 통화에 대해 면제된다.
사용자는 환율 추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원하는 시점에 외화를 충전하고 사용할 수 있어 환율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오픈뱅킹 시스템과 연동돼 별도 계좌 개설 없이 기존 보유 계좌를 연결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이 매우 높다.
보안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PC 웹이나 앱을 통해 실물·모바일 카드 활성화·비활성화 설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카드 분실, 도난, 정보 탈취 등 부정 사용 위험에 대비할 수 있다.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을 운영해 의심스러운 거래를 자동으로 차단하고 사용자에게 알림 및 필요 조치를 안내한다.
고객 편의를 위한 신규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GS25 스마트 ATM을 통한 카드 즉시 발급 서비스는 긴 배송 시간 없이 2분 만에 카드를 받을 수 있게 해 사용자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N빵 결제'는 트래블월렛 사용자 간 지갑 연동 기반 분할 결제 서비스로 정산 번거로움을 없앴다. 트래블월렛 사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서비스 가치가 더욱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소셜페이'는 결제를 넘어 여행 친구를 찾거나 모임을 결성하는 소셜 커뮤니티 기능까지 제공해 서비스 활용도를 넓혔다. 끊임없는 서비스 확장은 높은 고객 만족도와 빠른 사용자 증가를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B2C 서비스의 성공은 대규모 사용자 확보와 실제 거래 데이터를 통해 핵심 기술 안정성과 효율성을 입증하는 '라이브 실험실' 역할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 금융 인프라 구축 및 운영에 관한 독자적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으며 금융 클라우드 전환 및 운영을 지원하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트래블월렛은 국내 유수 은행, 카드사, 증권사, 기업 등과 외환 관련 프로세싱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B2B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김형우 대표는 “트래블월렛은 B2B 분야에서 지불 결제 분야에 필요한 IT 인프라 및 시스템을 클라우드에 100% 구축한 전 세계 최초의 회사”라고 강조하며 기존 및 신규 지불 결제 기업들에게 낮은 비용과 높은 효율로 필요한 IT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B2B 전환은 B2C 서비스의 낮은 마진 구조를 보완하고 더 큰 금융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단계다.
보안이 매우 중요한 복잡한 금융 인프라를 기존 전산 시스템 대신 유연하고 효율적인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하고 구축함으로써 서버 구축 및 관리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발 빠르게 반영할 수 있게 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유연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은 다른 기업들에게도 낮은 비용과 높은 효율로 지불 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전통적 금융기관들이 레거시 시스템에 묶여 있는 것과 달리 트래블월렛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는 비교할 수 없는 민첩성, 비용 효율성, 확장성을 제공한다. 광범위한 금융 인프라 시장에서 잠재적인 혁신 주체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핵심이다.
트래블월렛은 최근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아발란체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및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공식화하며 핀테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아발란체는 에민 군 시어 코넬대학교 컴퓨터과학 교수가 개발한 고성능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탈중앙화 디지털 화폐 시스템 '카르마'를 개발한 초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최근 싱가포르통화청 승인 아래 알리페이, 그랩과 협력해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을 상용화한 바 있어 기술적 신뢰성을 더한다.
협약을 통해 트래블월렛은 아발란체와 함께 원화 가치에 1대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사전에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계약 기반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설계·구현한다. 에스크로, 대금 지급, 할부 결제 등 금융 전반 지급 결제 및 자금 이동을 자동화해 기존 금융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자금 흐름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차세대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목표다. 금융 작동 방식을 기술로 재설계하려는 대담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우 대표는 이 프로젝트가 향후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결제 인프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래블월렛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국내외 온·오프라인 연동 결제, 기업 고객 대상 B2B 정산 및 금융 자동화 솔루션 등 소비자와 기업 전방위에서 활용 가능한 차세대 금융 결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트래블월렛이 기존 외화 결제 시장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의 미래 금융 시장을 선점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으며 회사의 장기적 성장 동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트래블월렛은 국내 시장 성공을 발판 삼아 클라우드 기반 지불 결제 인프라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선 일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후 미국 시장 등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또한 B2C 서비스 내실을 다지면서도 클라우드 기반 금융 특화 솔루션 구축이라는 회사 비전을 구체화하며 B2B 서비스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B2B 솔루션은 해외 시장 진출 시 현지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용이하게 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트래블월렛이 목표하는 '글로벌 금융 IT 솔루션 회사'로의 변모를 위한 필수적 단계다.
업계 전문가는 “트래블월렛은 비효율성을 혁신하고 '수수료 제로'라는 강력한 가치 제안으로 국내 시장을 선도해온 데 이어 클라우드 기반 독자적 금융 인프라 구축 역량을 갖춰 금융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특히 B2C 성공을 바탕으로 B2B 금융 솔루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아발란체와의 협력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미래 금융 핵심 영역으로 대담하게 진출하는 모습은 트래블월렛의 혁신적 비전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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