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벤투스 단장 시절의 자본이득 조작으로 중징계를 받았던 파비오 파라티치 전 토트넘홋스퍼 단장이 30개월 자격정지를 마치고 다시 축구계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 등 여러 이탈리아 매체는 징계를 받은 뒤 2년 6개월이 지난 현지시간 21일부터 파라티치의 자격정지 징계가 끝났다고 전했다. 지난 2023년 1월 21일 받은 30개월 징계 기간이 모두 끝난 것이다.
파라티치는 토트넘 단장이던 시절 징계를 받았는데, 전 직장인 유벤투스에서 저지른 여러 장부조작이 문제였다. 축구계에서는 모기업이 돈을 퍼붓고 싶어도 제동을 거는 유럽축구연맹(UEFA)의 재정적 페어 플레이(FFP) 등 다양한 장치가 있다. 때로는 구단들이 이를 우회해 더 많은 선수영입을 하려고 편법을 쓰기도 한다.
유벤투스의 경우 징계까지 이어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선수 이적에 대한 장부 조작이다. 선수를 팔았을 때 버는 돈은 전액 올해 장부 수입으로 잡히는 반면 영입했을 때의 지출은 계약기간만큼 분할 기입된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두 구단이 비슷한 가치의 선수를 서로 맞영입하되 실제 몸값보다 더 비싼 돈을 서로 주고받는다면 거액의 이적료 수입이 발생하면서 실제로는 두 팀 다 돈을 거의 쓰지 않은 셈이다. 이를 이용해 2020년 여름 아르투르 멜루가 유벤투스로 이적하고 미랄렘 퍄니치가 바르셀로나로 간 거래를 비롯해 다양한 ‘뻥튀기’ 거래를 했다.
두 번째는 선수 급여를 실제보다 적게 지급했다고 장부에 기입한 것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축구가 중단되고 수입이 급감한 시절, 유벤투스는 전체 선수의 3~4개월치 연봉 삭감을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모든 선수와 합의하지 못한 채 장부에 기입했고, 선수들에게 뒷돈으로 돌려주는 등 편법을 썼다. 끝까지 합의하지 않은 선수들은 삭감분을 내놓으라고 구단과 법정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두 사안으로 인해 파라티치는 관련자 중 최고 징계인 30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토트넘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징계로 인한 피해는 토트넘 구단이 입었다.
파라티치의 징계 해지에 발맞춰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이 단장직을 제안하는 등 어느 팀에서 일선에 복귀할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파라티치는 새로운 팀의 제안을 물리쳤다. 토트넘에서 업무에 복귀할 것이 가장 유력하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징계를 받기 전까지 파라티치의 일처리를 마음에 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티치는 이탈리아 인맥과 정보력을 활용해 로드리고 벤탕쿠르, 데얀 쿨루세프스키,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유벤투스가 홀대한 유망주 3종 세트’를 영입해 팀을 강화한 바 있다. 토트넘 단장직을 다시 잡는다면 이탈리아 국적 및 세리에A 구단 소속인 선수를 더 많이 노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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