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명' 김영진 "'내란 옹호' 강준욱, 현재의 소신·입장 밝혀야"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사진=동국대)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원조 친명 그룹인 7인회 멤버인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내란 옹호’ 전력이 밝혀진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에 대해 “자신의 소신과 입장을 다시 한번 표명하고 저는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과의 인터뷰에서 “(강 비서관 책을 보면)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약간 극단화돼 비상계엄 마치 합법적인 영역인 것처럼 판단하고, ‘계엄을 유도했다’고 보는 것 자체는 적절한 시각이 아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날 강 비서관의 사과에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조금 더 솔직하게 과거의 생각, 현재의 생각, 미래의 생각 속에서 국민통합비서관이라고 하는 무거운 자리에 임하는 공직자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의 소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책은 자기의 철학과 소신을 글로써 표현해 국민들에게 공개한 것”이라며 “그에 합당한 과정 속에서의 자기 입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강 비서관 인선과 관련해선 “국민통합비서관이라고 하는 역할 자체가 민주당 및 야5당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이 아닌, 다른 진영 사람들의 의견을 소통하는 역할로 포지셔닝한 것 같다”며 “그렇기에 (다른 진영) 비슷한 사람을 추천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강 비서관 관련한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다.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상당히 많았다”고 전했다.

같은 당 한민수 의원도 “국민통합비서관 추천 시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다양하게 시각을 갖고 있는 분을 찾지 않았을까 추정한다”며 “검증이 좀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 인선에서의 실수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죄로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이라도 거취를 정리하는 것이 맞다”며 “이미 알려진 내용만으로도 이재명정부 대통령실의 비서관을 하기엔 조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동국대 교수 출신인 강 비서관은 올해 3월 발간한 ‘야만의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12.3 불법 계엄을 적극 옹호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계엄에 대해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에 앞서 2020년 7월 한 강연에선 “저쪽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있다. 조금 지독한 빨갱이와 그냥 빨갱이의 느낌이 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문재인정부에 대해선 “하는 일이 김정은이 하는 수준”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강 비서관은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입장문을 통해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국민께 사죄드린다”며 “수개월간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제가 펴낸 책의 내용과 표현으로 깊은 상처를 드렸다.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중요한 건 과거의 발언이 아니라, 현재 본인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국민 앞에 사과하고 통합의 태도를 보이느냐”라며 “이제는 강 비서관이 국민 앞에 자신의 사과와 태도를 어떻게 전달할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두둔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선 이언주·신정훈·정일영 의원이 ‘내란 옹호’를 용납할 수 없다며 사퇴나 파면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평소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지지했던 친명계 인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