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혁신안, 국힘 '싸늘'...전대 앞두고 동력 잃나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혁신위원장은 전날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거취 결정을 요구하는 인적쇄신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제안한 강도 높은 인적 쇄신안이 당내에서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윤 위원장이 나경원·윤상현·장동혁·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하고 이들에게 차기 총선 불출마까지 언급하자 당내에서 반발이 더 거세진 것이다. 

윤 혁신위원장은 21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대위 회의에서 제가 느꼈던 건 두 가지"라며 "'나·윤·장·송' 비호로 저를 비난하는 건 괜찮지만 굉장히 유감으로 생각한 건 혁신안에 대한 '다구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 전에 아무것도 받지 않고 어떻게 버티느냐. 무의미한 트집만 잡으면서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게 보였다"고 작심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연기된 의원총회를 이날 열고 윤 위원장이 제안한 혁신안인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사죄 명시 △최고위원회 폐지·당 대표 권한 강화 △당원소환제 강화 등에 대한 의원들 의견을 모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국에 내린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복구 지원 자원봉사활동으로 잠정 연기됐다. 

다음 달 22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도 유의미하게 다뤄지기 어려워보인다. 유력 당권 주자인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윤 위원장의 인적 쇄신안에 "당이 쪼그라드는 방향으로 혁신한다면 반은 혁신이지만 상당한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당권 주자인 장동혁 의원도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윤 혁신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전한길씨를 출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전씨의 여러가지 언행에 대해 조사하고 당헌당규에 적절하게 조치할 방안이 있는지 지시를 다시 했다"고 했다. 다만 전씨 언행에 대한 조사 후 당 차원의 어떤 조치가 있을 수 있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