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한국에선 수박, 옥수수, 참외 같은 익숙한 작물들이 제철을 맞는다. 반면 미국과 남미 쪽 시장에선 전혀 다른 형태의 뿌리채소 하나가 주목받고 있다. 처음 보면 고구마 같은데, 단맛은 사탕수수와 비슷하다. 생으로 베어 먹으면 아삭하고 달다. 이름은 '야콘'으로 한국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에선 이미 '당 조절 식품'으로 취급되며 심지어 '개껌' 형태로도 판매된다.
야콘(Yacón)은 남미 안데스 지역이 원산지인 국화과 뿌리채소다. 외형은 고구마와 비슷하지만 속은 더 투명하고 수분이 많다. 껍질은 얇고 마르면 갈색으로 변하며, 조리 없이 깎아 바로 먹는 경우도 많다.
고구마처럼 생겼지만, 당 흡수는 막는다
야콘의 단맛은 대부분 '프락토올리고당(Fructooligosaccharide)'에서 난다. 이 성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해 유익균의 먹이가 된다. 혈당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단맛을 느끼게 해주는 희귀한 식이성 당이다.
프락토올리고당은 혈당지수(GI)가 1에 가깝고, 인슐린 반응을 거의 유도하지 않는다. 같은 무게의 일반 설탕과 비교해도 칼로리는 40% 이하 수준이다. 특히 장 건강에도 좋다.
이 때문에 야콘은 당뇨환자나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한 간식 대안으로 소개된다. 생으로 썰어 먹거나, 말려서 과일칩처럼 섭취하곤 한다. 인도, 페루, 브라질에선 야콘을 말려서 차로 우려 마시기도 하며, 최근엔 파우더 형태도 인기다.
미국에선 ‘개껌’으로도 유통… 그 이유는?
미국 펫푸드 시장에서는 야콘이 '기능성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개껌 형태로 말린 야콘은 개의 장 건강과 구강 위생을 동시에 잡는 제품으로 소개된다.
야콘을 씹으면 섬유질 덩어리가 치아를 닦는 기계적 역할도 수행한다. 무설탕 간식으로 소개되는 제품들은 대부분 야콘으로 만들어지거나, 야콘 추출물로 단맛을 낸다. 건강한 당 대체 간식으로 인식된 셈이다.
현재 미국 대형마트에선 야콘 생과는 드물지만, 드라이 칩·시럽·분말 형태로 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Yacon Syrup'은 아가베 시럽, 스테비아 같은 당 대체 제품과 함께 진열돼 있다. 해외 구매 사이트에선 500g 기준 1만 6000원에서 2만 원대로 판매된다.
한국에선 아직 낯선 수입 식재료
한국에서 야콘은 일부 친환경 농장에서 소량 재배되거나, 수입 식품 전문점에서 가공품 형태로만 접할 수 있다. 생 야콘은 생김새와 활용법이 생소해 일반 소비자에겐 낯설고, 가격도 높은 편이다. 온라인몰에선 드물게 국내산도 등장하는데, 1kg 기준 1만 2000원 내외다.
가장 흔한 섭취법은 생으로 얇게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그대로 먹는 방식이다. 단맛이 약간 물리고 껍질에서 쓴맛이 날 수 있어, 깎아낸 후 소금물에 잠시 담가두는 것이 좋다. 볶거나 찌면 단맛은 줄고, 섬유질의 식감은 더 두드러진다. 시럽은 커피, 요거트에 넣어 먹는 경우가 많다.
야콘 분말은 수분을 제거한 후 갈아 만든 형태로, 하루 5g 정도를 권장한다.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당분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과도하게 섭취할 때 복부 팽만, 가스 생성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장이 예민한 사람은 소량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껍질은 질기고 떫은맛이 있어 생식보다는 차로 우리거나 볶아서 분말로 먹는 게 일반적이다. 저장은 10도 내외의 서늘한 곳에서 1~2주 정도 가능하며, 냉장 보관보단 직사광선을 피한 통풍 환경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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