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 '투 톱'으로 꼽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올해 1분기 R&D 투자 규모가 전년 대비 급감했다. 포스코홀딩스의 R&D 투자액은 8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27억원)보다 58.9% 줄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도 2.16%에서 0.93%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제철의 1분기 R&D 투자액은 지난해 1분기(889억원) 대비 41.9% 줄어든 51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 역시 1.5%에서 0.9%로 떨어졌다.
중국발 저가 공세와 건설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부진, 미국의 관세 조치 등 삼중고에 대응하느라 연구개발 투자가 우선 순위에서 밀린 모양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주요 철강사들은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최대인 바오우강철은 지난 2019년 1.26%에 불과했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을 올해 1.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바오우강철 매출이 연간 180조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R&D 비용으로 약 2조700억원을 투자하는 셈이다.
일본 최대 철강업체인 일본제철(Nippon Steel) 역시 R&D 투자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일본제철은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7200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특히 바오우강철과 일본제철 등은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공장 기술 등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탈탄소 규제 강화 움직임 속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우려를 내비친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철강산업의 미래는 '사람과 기술'에 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정부는 덤핑 규제 외에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업들도 자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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