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본류와 탄천에서만 볼 수 있었던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최근 용인 성복천 상류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족제비처럼 생겼지만, 훨씬 크고 날렵한 몸을 지닌 ‘수달’이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 하천에 설치된 무인 모니터링 카메라에도 꾸준히 잡히고 있다. 또한 한두 마리 수준이 아닌, 서너 마리가 무리를 지어 물길을 거슬러 사냥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용인 성복천에선 시민이 보는 앞에서 물고기를 사냥하는 장면이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처럼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장면은 이례적이다.
수달은 어떤 동물일까
수달은 족제빗과 포유류다. 체형은 길고 날씬하며, 유선형 몸과 짧은 다리, 물갈퀴 달린 발을 갖고 있다. 수영에 최적화된 이 구조 덕분에 빠른 속도로 물속을 누빈다. 털은 진한 갈색이고 배 부분은 밝은색을 띤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수달은 유라시아 수달(Eurasian Otter)로, 전 세계 13종의 수달 가운데 가장 널리 퍼진 종이다. 국내에서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됐고,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보호종이다. 1급은 자연 상태에서 절멸 위험이 매우 큰 등급으로, 포획은 물론 접촉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모두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몸길이는 꼬리를 제외하고 57~95cm이며 체중은 평균 7~12kg이지만 수컷은 최대 17kg까지 자란다. 뛰어난 시력과 잠수 능력을 갖춰 야간에도 사냥할 수 있다. 주로 물고기를 먹지만, 양서류, 갑각류, 조류, 곤충 등도 섭취한다. 그래서 수달이 자리 잡은 하천은 대개 수질이 깨끗하고 생물 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다.
왜 점점 더 자주 보일까
수달이 도심 하천에서 자주 목격되는 건 우연이 아니다. 먹이가 풍부하고, 물이 맑고, 방해받지 않는 환경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과 수도권의 하천 수질이 개선되고, 인공 구조물 대신 자연형 하천 정비가 진행되면서 수달이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
특히 지자체가 하천 정비 과정에서 수달이 은신처로 삼을 수 있는 수심 깊은 구간을 남기고, 합류부 식생을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수달 서식지가 늘고 있다. 시민들의 관심도 높아져, 무분별한 접근이나 포획 위험도 줄었다. 이처럼 먹이, 물, 공간, 사람 모두가 맞아떨어지는 조건이 갖춰지며 수달은 점점 도심 가까이 이동해 오고 있다.
수달을 만났을 때는 이렇게 행동하세요
수달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보호종으로, 접촉하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모두 금지돼 있다. 도심 하천이나 산책 중 수달을 마주친 경우, 몇 가지 주의해야 할 행동이 있다.
우선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거나 손뼉을 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수달은 소리나 진동에 매우 민감해 놀라 도망칠 수 있다. 먹이를 주는 것도 금물이다. 반복적으로 먹이를 받게 되면 인간에 대한 의존이 생기고, 서식지를 떠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가까이 다가가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쫓는 행동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수달이 위협을 느낄 경우 방어 행동을 할 수도 있다.
특히 반려견과 산책 중 수달을 만났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견이 수달에게 위협을 줄 수 있고, 접촉할 때 예기치 못한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목줄을 짧게 잡고 접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달이 자주 나타나는 구간이 확인되면 해당 지자체나 환경단체에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이 그 구역을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장기적으로 관찰하며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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