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벽·반도체 늪···9년 리스크 턴 이재용, 삼성전자 ‘판갈이’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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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벽·반도체 늪···9년 리스크 턴 이재용, 삼성전자 ‘판갈이’ 시동

이뉴스투데이 2025-07-20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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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뉴스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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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가 하반기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발 고율 관세와 반도체 부진이 겹친 가운데,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으며 9년간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직후라는 점에서 이번 실적은 체질 전환 가능성과 전략 전환 속도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2025년 2분기 잠정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5% 감소하며 증권가 컨센서스(약 6조원대)를 밑돌았다. 이익 구조는 DS(반도체) 부진 속에 MX(모바일 경험)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며, MX 중심 전환 흐름이 이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MX 부문은 2분기 약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의 4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한 분기 호조가 아니라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갤럭시 S24 시리즈와 웨어러블 판매가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갤럭시 AI 기능은 온디바이스 통역·노트 어시스트 등 다양한 AI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 단순 소비재를 넘어 AI 서비스 단말로의 전환을 가속했다. 저성장 국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스마트폰이 사실상 새로운 제품군으로 자리 잡으며 MX 사업부의 성장성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개방형 AI 플랫폼 전략으로 안드로이드 생태계 표준화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주도권을 확보하면 서비스 수익 구조가 애플 중심에서 다극화, 구독 기반 매출 비중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MX의 수익성은 단기적으로 다른 사업부의 위기를 완충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가전 부문은 8월부터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등 주요 품목이 미국발 고율 관세 대상에 포함되며 가격 전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8년 삼성전자는 세탁기 관세 당시 미국과 멕시코 공장 가동으로 관세 부담을 완화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도 멕시코 생산라인 확대가 관세 충격 완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다만 관세 리스크가 장기화되면 MX 수익만으로는 이를 흡수하기 어렵다. 단기 방파제 역할이 약화될 경우 반도체와 AI 전환 속도가 늦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이익 구조가 다시 MX 중심으로 기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2025년 2분기 실적에서 DS(반도체) 부문이 영업이익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 전략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해석이 확산된다.

일반 메모리 가격은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HBM3E는 엔비디아 품질 인증 실패와 수율 문제로 하반기까지 실적 기여가 제한될 전망이다. 파운드리 부문도 3나노 공정 수율이 기대치를 밑돌고,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확대되면서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7년 미전실 해체 이후 사업지원TF 등 여러 TF가 운영 중이지만, 전사 차원의 전략 결정을 이끌던 과거 컨트롤타워 역할을 대체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HBM 후공정 핵심 장비 확보와 공정 전환 등 대규모 투자·의사결정이 늦어진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이어진다.

이재용 회장의 무죄 확정은 삼성전자의 핵심 한계를 뒤집을 수 있는 전제 조건으로 거론된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9년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 전사적 컨트롤타워 복원과 대규모 투자 재개의 물꼬가 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이재용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때 HBM4 양산과 GaN(질화갈륨)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 등 핵심 프로젝트를 일관되게 추진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연말까지 HBM4 양산 로드맵이 구체화되면 2026년 AI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정이 늦어질 경우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 공급 경쟁에서 최소 1년 뒤처질 수 있고, 이 경우 이익 구조가 다시 MX 중심으로 기울어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종속될 수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TSMC의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사업 철수는 삼성에 기회 요인이다. GaN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지만 생산 난이도와 수익성 문제로 상업화가 제한돼 공급 공백이 예상된다. 이를 선점하면 AI 서버와 전기차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HBM4와 GaN이 동시에 궤도에 오르면 반도체 사업이 메모리 중심에서 AI·전력반도체까지 확장돼 체질 전환이 완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전략 전환은 지난 10일 열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구체화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중심에서 사용자 경험 중심 기업으로 전환한다”고 선언, 갤럭시 AI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AI를 연내 4억 대 이상 기기에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2025년 말 이후 일부 프리미엄 기능의 유료 전환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 Z 폴드7·플립7과 갤럭시 워치8은 AI 기능이 크게 강화됐다. 폴더블 신제품은 실시간 통역과 문서 요약 등 생산성 기능이 확대, 워치8은 수면과 혈관 부하 측정 기능을 새롭게 적용해 헬스케어 알고리즘 정밀도를 높였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AI 유료화 추진과 웨어러블 헬스 데이터 활용이 결합할 때 서비스 매출 비중이 2026년 두 자릿수 수준으로 확대, 반도체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장기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HBM4 조기 양산과 GaN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AI 서버와 전기차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 확대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재용 회장이 경영 전면에 복귀한 만큼 컨트롤타워 복원과 대규모 투자가 속도를 내면 반도체 중심의 체질 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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