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APEC 정상회의·각국 정치 상황 등으로 참석 불가"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천시가 올해 75주년을 맞은 인천상륙작년 기념행사에 참전국 정상들을 초청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20일 시에 따르면 오는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등 상륙작전 참전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방안을 각국 대사관 측과 협의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정상 초청 대상국 가운데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는 오는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한 달 전 열리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별도로 방한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참전국들도 정치 상황을 비롯한 국내 사정으로 오는 9월 인천 방문이 어렵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이에 따라 인천상륙작전 참전국들에 정상 참석을 대신해 장관급 인사, 군 고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파견해 올해 기념행사를 빛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애초 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식처럼 정상급 국제행사로 격상시켜 인천을 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2022년 11월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를 직접 방문해 캉 기념관(Memorial de Caen), 오마하 해변(Omaha Beach), 미군 전사자 묘역 등지를 둘러보고 이런 구상을 발표했다.
2차 세계대전의 중대한 전환점이 된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식의 경우 매년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대형 국제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당시 유 시장의 기념행사 확대 계획에 대해 진보정당과 단체들은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정의당 인천시당과 민주노총 인천본부 등은 "과거에도 인천상륙작전 기념식 확대를 추진하다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축제 소재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받고 중단된 바 있다"며 "기념행사 확대가 인천의 세계적 이미지 제고와 발전에 실익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1950년 9월 15일 작전명 '크로마이트'로 단행된 인천상륙작전은 한국, 미국, 영국 등 8개국 261척의 함정이 투입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 상륙작전으로 기록됐다.
당시 연합군은 북한군의 측면을 공격해 90일 만에 서울을 수복하는 등 한국전쟁의 전세를 일거에 뒤엎었다.
인천시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와 자국 정치 상황 등으로 인해 올해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참전국 정상 참석은 성사되지 못했다"며 "참전국 대표단과 참전용사가 함께하는 국제행사로 준비해 75년 전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표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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