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기성용이 데뷔전을 치른 프로축구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가 웃지 못했다.
포항은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전북과 홈 경기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포항은 승점 33을 기록, 리그 4위를 유지했다. 반면 전북은 리그 18경기 연속 무패(13승 5무) 행진을 이어가면서 선두(승점 48)를 굳게 지켰다. 기성용은 데뷔전에서 76분을 소화했다.
이날 경기는 포항에 큰 의미가 있었다. 바로 기성용이 데뷔전을 치른 까닭이다. 기성용은 이달 3일 서울과 결별하고 포항과 단기 계약을 맺었다. 그는 올 시즌 남은 기간을 포항 소속으로 소화하게 됐다. 기성용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9일 오후 7시 스틸야드에서 뵙겠습니다. 도전은 언제나 설렌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출전을 예고했다.
기성용 영입 효과는 대단했다. 포항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경기 입장권 1만4275장이 모두 판매됐다. 스틸야드가 매진된 것은 지난해 5월 25일 FC서울전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었다. 당시 서울 사령탑이었던 김기동 감독이 처음으로 포항 원정을 지휘했고, 기성용은 서울 소속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바 있다.
기성용의 예고대로 그는 전북전에 선발로 나섰다. 포항은 4-4-2 전형을 꾸렸다. 최전방은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이호재와 조르지가 책임졌다. 양 측면에는 홍윤상과 강민준이 출전했다. 중원은 김동진과 기성용이 호흡을 맞췄다. 수비진은 어정원, 전민광, 이동희, 신광훈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홍성민이 꼈다. 홍성민은 올 시즌 첫 경기에 나서며, 기성용장학재단 1기 출신으로도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전북은 4-3-3 포메이션으로 포항에 맞섰다. 안드레아 콤파뇨가 최전방을 맡았다. 측면에는 송민규와 리그 득점 선두(12골) 전진우가 나섰다. 중원은 김진규, 박진섭, 강상윤이 구성했다. 수비진은 김태현, 김영빈, 홍정호, 김태환이 포진했다. 골키퍼는 송범근이 출전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박태하 감독은 “기성용 영입 이후 선수단 분위기가 좋아진 것을 느꼈다. 기성용 역시 선수단에 먼저 다가섰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포항은 전반전 초반부터 전북을 강하게 압박했다. 포항의 노력은 빛을 봤다. 전반 31분, 홍윤상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중앙에서 신광훈이 로빙 패스를 띄워줬다. 이 패스는 수비진을 넘어 홍윤상에게 연결됐고, 홍윤상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곧장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송범근의 다리 사이를 통과하며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홍윤상의 시즌 1호 골이었다.
포항의 기세는 이어졌다. 이번엔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이호재가 나섰다. 홍윤상의 패스를 받은 이호재는 거리가 있었지만 상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슈팅을 시도했다. 이 슈팅은 골대 오른쪽 모서리를 통과하며 점수는 2-0이 됐다. 이호재는 시즌 9호 골을 터뜨리며 득점왕 경쟁에 합류했다.
리그 선두 전북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콤파뇨 대신 티아고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교체는 적중했다. 후반 19분, 이승우가 올 시즌 1호 골이자 만회 골을 터뜨리며 1-2가 됐다. 중앙에서 공을 잡은 이승우는 강상윤, 티아고와 패스를 주고받았다. 페널티박스 안까지 진입에 성공한 이승우는 홍성민을 넘기는 로빙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전북은 만회 골을 위해 계속해서 포항을 두들겼다. 이번엔 후반 31분 투입된 권창훈이 빛났다. 후반 34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권창훈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쇄도하던 티아고는 이를 놓치지 않고 헤더로 동점 골을 기록하며 2-2가 됐다. 동점을 허용한 포항은 흔들렸다. 결국, 후반전 추가 시간 이호재의 자책 골로 2-3으로 패했다.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는 강원FC가 후반 추가 시간 두 골을 몰아치며 대전하나시티즌과 2-2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5경기 연속 무패(2승 3무)를 이어간 강원은 승점 29로 8위를 유지했다. 반면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대전은 6경기 연속 무승(5무 1패)에 빠졌다. 대전은 승점 1을 추가해 2위(승점 36)로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FC안양을 2-0으로 제압하며 4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제주(승점 26)는 최근 3연패를 끊으며 안양(승점 24)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섰고, 안양은 9위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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