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깊은 숲에서 신비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쯔끼-히-호시-호이-호이-호이”라는 울음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긴꼬리딱새다. 한국에서는 '삼광조'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이 새는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수컷의 길게 늘어진 꼬리, 검은색 몸과 파란 눈 테, 암컷의 갈색 깃털은 극락조를 연상케 하며, 조류 애호가 사이에서는 ‘한국의 천상의 새’로 불린다.
파란 눈과 검은 깃털… 극락조 닮은 멸종위기 여름 철새
긴꼬리딱새는 참새목 긴꼬리딱새과에 속하는 여름 철새다. 동아시아와 서부 태평양 지역에 분포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대만, 중국 남부, 말레이반도 등에서 월동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해 전남, 경북, 강원도, 경기 북부 등지에서 산기슭의 활엽수림이나 계곡 주변의 숲에서 드물게 관찰된다. 특히 곶자왈 숲이 주요 번식지로 꼽힌다.
수컷은 번식기 동안 전체 길이 약 45cm에 달할 정도로 꼬리깃이 길게 자란다. 머리는 검은색이고 복부는 희며, 깃털 전체는 광택 있는 어두운색이다. 파란 눈 테와 부리도 뚜렷해 식별이 쉽다. 암컷은 몸길이가 18cm가량으로, 꼬리는 짧고 색도 전체적으로 갈색에 가까워 숲에서 눈에 띄지 않도록 위장 효과를 가진다.
울음소리는 일본에서 ‘달-해-별(月日星)’을 의미하는 단어와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에 ‘三光鳥’라 불려 왔다. 한국에서는 이를 음독해 ‘삼광조’로 불리기도 했으나, 현재는 긴꼬리딱새라는 명칭이 정식 이름으로 통용된다.
긴꼬리딱새는 주로 곤충을 먹는다. 나방, 모기, 하루살이, 애벌레, 거미 등 다양한 곤충류를 포식하며, 날렵한 비행으로 숲속에서 민첩하게 사냥한다. 나무껍질과 거미줄, 물이끼 등을 이용해 나뭇가지 위에 밥그릇 모양의 둥지를 짓는다. 번식기는 5월부터 7월까지이며, 한 번에 3~5개의 알을 낳고 약 2주간 품은 뒤 새끼를 기른다. 암수 모두 알을 품고, 부화한 새끼는 약 10일에서 12일 후 둥지를 떠난다.
전남 야산서 새끼 부화 확인… 국내 자연 번식 장면 포착
지난 11일 광주 MBC 보도에 따르면 긴꼬리딱새 한 쌍이 전남의 한 야산에서 둥지를 틀고 번식한 사실이 확인됐다. 발견된 장소는 해발 150m 내외의 숲속이었다. 맹감나무 줄기 위에 집을 짓고 총 4마리의 새끼를 부화시켰다. 암컷이 거미줄과 나무껍질로 집을 짓는 동안 수컷은 근처를 경계하며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둥지를 지켰다.
관찰된 장면 중에는 갓 부화한 새끼들을 위해 부부가 날아다니며 곤충을 사냥해 입에 넣어주는 장면도 있었다. 수컷은 꼬리로 균형을 잡으며 날렵하게 나뭇가지 사이를 누볐고, 암컷은 조심스럽게 둥지로 먹이를 옮겼다. 1km 떨어진 곳에서도 또 다른 긴꼬리딱새 한 쌍이 알을 품는 장면이 포착되며 국내 서식지 확대 가능성도 엿보였다.
긴꼬리딱새의 국내 번식이 자연 상태에서 확인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제주도 곶자왈이나 지리산 일부 지역에서 관찰된 적은 있지만, 내륙의 낮은 산지에서 확인된 것은 의미 있는 사례다. 특히 사람의 간섭이 적은 야산에서 안정적으로 번식하는 모습은 멸종위기종의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이번 관찰은 긴꼬리딱새의 생태 복원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보호 활동의 결과일 수도 있고, 그만큼 인간 접근이 덜한 자연환경이 보전돼 있었음을 시사한다.
줄어드는 숲과 높아지는 위협
긴꼬리딱새는 서식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울창한 활엽수림이나 계곡, 습지 같은 습윤하고 나무가 빽빽한 환경을 선호한다. 하지만 도시 개발, 도로 건설, 골프장 조성, 벌목 등으로 인한 숲의 단절과 파괴는 둥지를 틀 수 있는 공간을 점점 줄이고 있다.
포식자에 의한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긴꼬리딱새는 나무 위에 노출된 둥지를 틀기 때문에 뱀이나 들고양이 같은 천적에 취약하다. 특히 산속 고양이의 영향으로 둥지가 습격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호단체는 이런 위협에 대응해 유황 가루를 뿌리거나 둥지 위치에 대한 비공개 정책을 펴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긴꼬리딱새를 마주친다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인간의 불법 포획도 위협 요소 중 하나다. 과거에는 관상용으로 잡히거나 포획돼 유통된 사례가 있었다. 이들 개체는 번식 능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질병 전파 가능성도 있어 자연 개체군에 위협이 된다. 기후 변화 역시 큰 영향을 미친다. 긴꼬리딱새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므로 기후 패턴의 변화로 인해 번식 시기나 월동지 이동 경로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긴꼬리딱새 보호를 위해선 무엇보다 서식지 보전이 핵심이다. 무분별한 개발을 줄이고, 번식지 주변에서의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 또 생태계의 포식자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유기 동물 관리도 중요하다. 관찰자의 위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 새를 발견했더라도 둥지나 서식지를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긴꼬리딱새는 사람의 시선조차 위협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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